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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2011 아트앤컬렉터 미술상 수상작

2011-09-21


역량 있는 작가를 발굴 선정하여 한국 미술을 지속적으로 프로모션하기 위한 아트앤컬렉터 미술상 공모가 지난달 19일 마감되었다. 아트앤컬렉터가 비중을 두고 준비한 2011 제 1회 아트앤컬렉터 미술상 수상작가가 이번호 지면을 통해 발표한다. 다양한 연령층 작가들의 수작이 출품 된 가운데 아트앤컬렉터 대상 1명, 팔레드서울 특별상 1명, 산토리니서울 특별상 1명, 연아트 미술상 1명, 선정 작가 16명이 평론가들의 공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되었으며, 수상 기념전은 이달 20일부터 26일까지 팔레드 서울 갤러리 전관에서 시상식과 함께 개최 될 예정이다. 산토리니와 팔레드 서울상은 각자 주관하는 갤러리에서 선정했음을 참고로 밝힌다.

글 | 아트앤컬렉터 김지희 에디터


아트앤컬렉터 미술상 심사평

이번 아트앤컬렉터가 주최하는 미술상은 현재 젊은 작가들이 가고자 하는 예술세계의 흐름을 나름대로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심사였다. 4배수가 넘는 출품작 가운데서 흥미로운 작가 20명을 선정하는 것은 한편으로 까다로운 일이지만 심사의 원칙을 놓고 비추어볼 때 어렵지만은 않았다.

이번 심사의 기본적인 원칙은 두 가지 측면에 우선적으로 중점을 두었다. 하나는 작가로서 성장하기 위해 독창적인 작품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지, 혹은 그런 가능성이 있는가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었다. 첫째는 아직은 미숙하더라도 자기언어를 가질 수 있는가의 능력과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둘째는 지나치게 시류적인 작품들 보다는 작가의 철학과 담겨있는 메시지를 물어가며 작품들에 대한 평가를 시작 하였다.

작품을 한다는 것은 끝없이 먼 길을 가야하는 장거리 마라톤과 같은 일이며 그러기에 예술가로 성장한다는 것은 한없이 외로운 작업으로 정상에 도달하려는 산행과도 같다. 이러한 관점에서 구상과 비구상을 가리지 않고 살펴본 심사위원들은 조영진을 본 미술상의 대상에 김기훈을 연아트 미술상에 올렸다.

특히 조영진은 그 표현의 신선함과 독창적인 화풍과 구성, 그리고 테마도 주목 할 만 하다는데 별다른 이견 없이 대상으로 선정 했다. 연아트 미술상의 김기훈은 그만의 독특한 테크닉과 기법으로, 옵티칼한 세계와 키네틱 컨셉의 자기 세계를 충분하게 구축하고 있다는데 높은 평가를 주었다. 현대미술의 조류가 획일화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약간의 우려가 있기 하지만 전반적으로 고른 수준의 작품들이어서 몇 번이고 최종선정에 있어 다시 검토하는 과정을 겪었다.

충분히 훌륭한 작업을 하고 있는 중견 작가 분들도 있었는데 이 분들은 별도로 논의하기로 했다. 참고로 산토리니미술상 수상작가와 팔레드 서울 수상작가의 선정은 각각 갤러리 측에서 선정했음을 밝혀둔다. 나머지 우수한 작가로 선정된 작가들의 선정 이유와 작품 평을 간략하게 기록한다.

심사위원 고충환 (미술평론가, 추계예대강사) / 김종근 (미술평론가, K-Artist Project 감독)


김종근 평론가>>

조영진 작품의 테마는 매우 현실적이고 직설적이다. 그는 현실적인 상황들을 비현실적인 상황으로 처리하는 탁월한 수사학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우리들에게 거리에서 포착되는 그 순간들의 팩트적인 낯설음을 가상적 이미지의 분위기로 자유롭게 전환 시킨다.

테마가 전개되는 곳들은 대부분 거리이다. <광화문의 폭격> 은 그 광화문의 아이콘들을 피격당한 상황의 거리로 보여주며 영화 속 장면처럼 희석 시켜 시추에이션 회화로 드러내는 세련된 테크닉을 보여준다. 이것은 화가가 보는 실제상황과 가상적 장면의 현실적 표현의 힘이기도 하다.


그 세상이 폭력으로 가득 찬 현실적인 풍경이라는데 그의 그림을 보는 우리들에게 슬픔을 준다. 또한 그 숨어있는 인간의 폭력적인 내면의 의식이 가상의 공간에서만이 아닌, 현실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은 영화화도 다르고 조립된 사진과도 분명히 다르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사진적인 영화적 장면들을 굴절 없이 모티브로 사용한다. 그림을 통한 상상력이 열리기보다는 닫혀 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만 실제사건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풍경의 이미지와 구성들을 그는 세련된 색채와 자유구상의 작가들처럼 무리 없이 형상화 해낸다. 반면 그는 그 현장의 슬픔을 너무 슬프지 않게 꾸며내는 그림이 주는 즐거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보도사진의 현장과 그림과의 차이점이다. 조영진은 회화의 그러한 수사법을 너무나 능숙하게 회화로 포장한다. 그에게 우리 구상회화의 한 가능성을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이러한 표현은 <라이터를 켜라> 는 작품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극명하게 드러난다. 전복된 차량과 망치를 든 사람, 체포하는 현장의 모습들은 실제의 리얼리티를 얻으면서 가상의 풍경들을 결합시키고 있다. 그가 제시해 놓는 상황들은 이처럼 다양하고 풍부하다. 폭력, 테러, 붕괴, 시위, 교통사고 등에 대한 작가의 묘사적인 시각은 현실 그 어디서나 일어 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공감을 얻는다. 이 많은 이미지들이 연출해내는 거친 공간의 장면들이 비현실적인 요소들과 만나 회화 속 새로운 공간으로 태어난다.


고충환 평론가>>

뭔가 불길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기운을 전조라고 한다. 작가의 그림에는 이런 전조의 기운이 베일처럼 드리워져 있다. 터미네이터의 세기말적 비전과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포르노그래피가 결합되고, 천민자본주의와 테러 공포가 영화 속 장면처럼 연출된다. 그리고 불현듯 전조가 막연한 느낌이 아닌 현실감으로 다가오면서 반전이 일어난다. 이로써 일종의 사건풍경으로 정의할 만한 한 지평을 열어놓고 있다.


팔레드 서울 >>

이번 공모전 후보에 오른 70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재미있고 참신한 작품들이 눈에 띄었지만, 마지막에 한규남 이라는 작가의 작품이 한눈에 와 닿았다. 분명 서양화가이지만 한국적인 미가 보였다. 점과 선이나 구상과 추상만으로 구분된 것이 아닌 하나로 상통하는 혼연일체를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그 어떤 경계가 없는 자유로운 이상과 현실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 보여졌다. 기와집과 오방색의 색채도 한국전통 문화의 맥과 닿아있다. 서양의 원색이 아닌 우리의 전통색깔이나 보색을 주로 사용하여 작품의 톤을 조절하고 있으며 냉담하고 정적인 동양의 정신세계를 형상화하고 있다. 양식과 재료에서는 서양을, 표현내용과 감각에서는 우리 것을 택해 작업을 통한 동서의 만남을 시도 하는 듯 했다. 갤러리 팔레 드 서울은 ‘서울의 궁’ 이라는 의미로 경복궁 경희루의 앞마당과 서울 도심의 풍경과 겸제 정선의 <인왕제색도> 에서 보이는 인왕산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서울의 정취를 느끼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실험적인 전시와 함께 국내외 역량 있는 작가들의 전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첫 번째 아트 앤 컬렉터 공모전 출품작 중에서 많은 신진작가들이 있었지만 ‘팔레 드 서울 상 특별 상’으로는 한규남 작가의 작품을 선정하게 되었다.

한규남 작가의 작품이 경복궁과 고즈넉하고 옛스러움을 간직한 한옥들이 내려다보이는 갤러리 팔레 드 서울의 전시 공간과 잘 어우러져 좋은 전시가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고충환 평론가>>


풍경 위에 흡사 빛 알갱이와도 같은 색점들이 어른거리면서 풍경을 과거시제 속으로 밀어 넣는다. 작가에게 풍경은 풍경이 과거시제와 더불어 정지된 모습 그대로 오롯한 빛바랜 사진첩을 열어보는 행위를 떠올리게 한다.


산토리니 서울>>


한상윤은 장지에 진채를 사용해 만화를 그린다. 동양화 전통방식을 고수하면서 만화에서 느껴지는 상상력과 개성이 화면에 가득하다. 한상윤의 작품은 만화에서 볼 수 있는 매끈한 아웃라인이 아니라 동양화의 거친 붓놀림의 자욱이 생생하다. 명품에 대한 집착을 비판하는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한상윤의 작품이 힘을 갖는 이유다. 소재적인 측면에서 다소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소지를 종식시키는 힘과 대범함이 있다.

한상윤의 캐릭터 이름은 루이비통과 슈퍼맨을 합쳐 만든 비통맨인데 너무 슬퍼서 아프다는 뜻의 비통(悲痛)과 교묘하게 발음이 같다. 루이비통 복면과 샤넬 팬티를 입은 슈퍼맨은 지구를 지키는 영웅이 아닌 소비에 집착하는 우둔한 중년남자의 모습이다. 지나치게 과장된 패션과 자신감에 찬 당당함. 그 아이러니한 모습에 안쓰러운 실소가 나온다. 그는 일본에서 풍자만화를 전공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현재 동양화를 공부하고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라’ 라는 말이 떠오른다. 만화와 동양화는 선을 기본으로 한다. 그는 회화의 가장 기본이 되는 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한다. 동양화의 현대화 모색은 아주 오래부터 동양화과의 과제였다. 어쩌면 한상윤은 그 해답의 열쇠를 쥐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충환 평론가>>

소위 팝코드와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이 만나지는 접점에서 풍자가 발생한다. 그 풍자는 통렬하거나 공격적이기보다는 유머를 자아내고 웃음을 자아낸다. 돼지에게 진주를! 돼지에게 샤넬을!!


김종근 평론가>>

김기훈의 작업은 아주 특별하지는 않지만 특별해 보인다. 우리가 흔희 보아왔던 그림의 존재형식을 그는 다르게 볼 것을 제안한다.

일찍이 옵티컬한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또는 그림을 바라보거나 환조로 제작하는 작품들에서 그의 작업은 분명 신선함이 돋보인다. 김기훈의 작업이 독특한 것은 그 방식의 낯설음을 보편적인 표현의 세계로 집요하게 천착하여 입체의 세계로 전환 시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들은 공간속에서 입체로 이루어진 형태들이 보여주는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그것이 추구이든 즐거움이든 그의 시각적 변화가 주는 비주얼한 형태들의 네거티브적인 화법은 그래서 기발하며 흥미롭고 주목할 만하다. 그 화법 속에는 입체물이 쌓여 만들어내는 공간과 그 이외의 공간 즉 잉여의 공간이 만들어내는 형태들과 그림자 같은 이중적인 대상들이 빚어내는 신비한 즐거움이 있다.

그가 이런 공간속에서 만들어 내고자 하는 것은 그의 표현을 빌리면 “입체와 공간으로 보면 나뭇잎은 포지티브고 바람은 네거티브다. 유형의 네거티브로 무형의 포지티브 들어내기, 덩어리로써의 작품이 단지 잉여로써의 공간이 아닌 인지 가능한 공간 드러내기가 나의 일련의 작업들에서 사용한 방식이다.”

이처럼 분할되어지는 작품의 두 공간을 그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형상의 여백으로 만들어낸다. 전시장에서 만나게 되는 작품들이 회전을 통하여 두 개의 입체가 시시각각 변하는 그 움직이는 입체물에서 우린 칼더 류의 모빌 조각과 바자렐리 류의 옵티컬 아트의 환영을 만나게 된다. 그의 작품에서 우리는 그림보기의 색다른 형식과 경험을 만나게 된다. 동시에 그림을 획일적으로만 보아온 우리의 태도를 뒤돌아보게 한다.

선정작가 16명

권현진(회화), 김승임 (회화), 김지훈 (회화), 박미례 (회화), 박미진 (한국화), 朴희숙 (회화), 손피오 (사진), 손종준 (조각), 신지연 (사진), 윤경림 (회화), 이진영 (사진), 이후창 (조각), 조이경 (미디어), 조해리 (미디어 설치), 하영희 (회화), 한성규 (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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