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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영상 | 리뷰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 현장으로!

2014-06-10


지난 5월 20일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CT Forum 2014’가 열렸다.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의 현황과 흐름을 무대 연출, 애니메이션, 디지털 국악, 디지털 패션, 디지털 갤러리, 문화기술과 예술의 조화 등 다양한 분야별로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중 월트 디즈니에 근무하는 유재현이 소개한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의 현재와 미래’는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 현장에 대해 만날 수 있게 해줬다.

글, 사진 | 김희경 객원기자( nigajota5@hanmail.net)

디즈니의 시각 효과 아티스트 유재현

유재현은 16살에 미국에 가서 어머니의 추천으로 디자인 공부를 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그는 모션 디자인과 컴퓨터 그래픽을 익힌 후 2009년 소니 이미지웍스에서 이펙트 테크니컬 디렉터(effects technical director)로 일하면서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을, 블리자드에서 시니어 이펙트 아티스트(senior effects artist)로 일하면서 <스타크래프트> 의 특수효과와 <디아블로 iii> 의 시네메틱에서 아즈모돈 등장신 효과 작업을 하였다. 2012년부터는 월트 디즈니에서 이펙트 애니메이터(effects animator)로 일하면서, <주먹왕 랄프> 와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겨울왕국> 중 let it go엘사 드레스가 변신하는 장면 등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스스로를 크리에이티브 코더(creative coder)라고 불렀다. 이것은 현재 개발된 툴에서의 제작을 벗어나 원하는 장면을 만드는데 있어,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말이기도 하다. 그는 블리자드, 소니픽처스, 디즈니 등의 회사를 옮기 다니면서 회사마다 다른 일의 방식을 경험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블리자드는 게임회사인 만큼 직관적인 방식으로 일을 처리한다면, 디즈니는 좀 더 절차를 중시하고 체계적이라고 하였다.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기술의 역사

그가 몸담고 있는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기술은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되어 왔을까. 유재현은 직접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기술의 역사에 대해서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1986년 <셜록홈즈> 에서 최초의 3D 캐릭터가 등장한 이후, 1991년 <미녀와 야수> 에서 두 캐릭터가 춤추는 장면을 3D 배경으로 표현했다. 1998년에는 픽사 <토이 스토리> 를 통해서 처음 3D로 만든 사람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였다.
2001년에 <슈렉> 은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았고, 같은 해 <파이널 판타지> 에서는 3D를 통해 사실적으로 사람을 표현하기도 했다. 2003년에는 <반지의 제왕> 의 골룸을 통해 가장 사실감 있는 3D를 보여줬다. 2004년에 등장한 <폴라 익스프레스> 는 인물을 360도로 찍어 얼굴과 몸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묘사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인크레더블> 에서는 최초로 산란(subsurface scattering)을 통해 빛이 투과되는 리얼함을 살리기도 하였다. 2009년 영화 <아바타> 에서 최초로 얼굴 표정을 캡처한 이모션 캡처(emotion capture)를 사용하여 실사보다 훨씬 실제 같은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 점점 진화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퀄리티는 결국 예산

월트 디즈니는 시간과 예산이 충분하기 때문에 작업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지 처음부터 다시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다. <겨울왕국> 의 경우 엘사의 드레스를 표현하는 데에만도 수정을 거듭해 1년 6개월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는 시간과 예산의 부족으로 현실적으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어려운 편이다. 디즈니는 각 전문가들의 의견과 능력을 충분히 존중하는 수평적 작업 구조로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수행한다고 했다.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결국 소통

우리는 영감을 어디에서 얻을 것인가를 고민하며 창의성이란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유재현은 영감이란 단순한 창의성을 말하는 게 아니라고 한다.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발상은 결국 내가 믿는 것을 믿게 하는 것, 즉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도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하였다. 소통이 잘 되면 “열린 입 현상”이 생긴다고 그는 말했다. “열린 입 현상”은 우리가 감성적으로 어떤 영감을 받게 되면 입이 떡 벌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것은 뇌의 바깥에 있는 이성과 논리로 상대방을 설득하기보다는 안쪽에 있는 감성을 자극하면 감동을 받게 되고, 그것이 결국은 소통을 부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애니메이션 기술을 구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크리에이티브 코더가 되고 싶다고 하였다.

최근 그는 ‘구글 데브아트 공모전 2014’에 도전해 전 세계 2,500팀이 참여한 가운데 20개 팀 안에 드는 성적을 냈다고 밝혔다. 데브아트는 코드로 만드는 아트를 의미하는데 구글 맵의 스트리트 뷰, 빅데이터 등을 이용하여 지구를 형상화했다. 그의 목표는 이러한 도구를 이용하여 감성을 자극하는 한편, 이성적인 이해를 이끌어내는 소통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면서 포럼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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