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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UD를 향한 기업의 열정

2006-09-21


니케이 디자인은 일본 기업들이 어느 정도 유니버설디자인을 도입하고 있으며 활용하고 있는가에 대한 조사를 2003년과 2004년 그리고 2006년, 3회에 걸쳐 실시하여 기업의 UD활용 랭킹을 발표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3회에 걸친 조사에서 상위를 차지한 기업 중 끊임없이 UD에 투자와 연구를 아끼지 않고 있는 TOTO와 마쯔시타 그룹을 통해 UD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으며 UD를 활용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자료제공 : 트라이포드 디자인 그룹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모든 것은 시작된다.’라고 TOTO는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생각의 근원은 자기보다 주위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와 ‘깨달음’에서 시작되며, 자기 자신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을 통해 주위 사람들이 불편해 하고 있는 것을 깨닫고 이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것이 TOTO가 말하는 UD의 시점이며 TOTO의 디자이너 및 상품 기획자들은 항상 ‘TOTO의 유니버설 디자인 5원칙’을 마음에 새겨두고 상품개발을 지속적으로 해내가고 있다.

TOTO는 거주자의 라이프 스테이지의 변화에 맞추어 ‘오랜 세월 정든 집에서 오래 생활할 수 있는’것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TOTO가 제작하는 것들은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제품이기 때문에 더욱 더 배리어프리 상품의 개발과 제안이 필요했다. 그래서 TOTO는 30년 전부터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1991년에는 실버 연구실을 설립하여 물 사용과 관련된 장소를 중심으로 고령자의 생활 실태에 관한 연구도 시작하였다. 1996년에는 고령사회 대응형 비지니스 사업화를 목표로 하여 레프리스 추진부(현 UD추진 본부)를 발족하고, 2002년 4월에는 UD연구소를 설립하였다.
UD연구소의 설립으로 TOTO는 다양한 소비자의 심리나 행동을 계속적으로 파악하고 연구하고 있다.


TOTO는 고령자나 장애자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복지용품 등의 개발과 함께 2002년에는 UD연구소를 설립하여 많은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쉬운 UD시점의 상품이나 공간의 연구 개발에 임해왔다. 이전에는 키타큐슈시에 있는 UD연구소를 거점으로 활동해 왔지만, 치가사키 공장에 신축한 R&D센터 안에 일본 내 최대 규모의 연구 및 검증, 연수시설이 갖추어진 UD연구소를 2006년 2월 1일 신설하였다. UD연구소에서는 편리한 사용에 대해 검증하면서 사용자가 눈치채지 못한 잠재요구를 개발자가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생활 씬 검증 스튜디오’와, 1960년대의 주공간과 최신의 주공간을 비교할 수 있는 ‘리빙 레버러토리(Living Laboratory)’, 조명의 변화로 상품이나 공간의 색이 사람에게 주는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라이팅 룸’ 등 여러 가지 용도의 9개의 검증 스튜디오를 완비하고 있다. 또, 고령자 유사 체험이 가능한 TOTO의 오리지널 장비 ‘노화 시뮬레이터’, 도쿄대학과 공동 개발한 특수한 불투명 유리를 이용해 노안을 체험할 수 있는 ‘노안 시뮬레이터’ 등, 최첨단 기기를 설치하여 UD상품의 개발에 힘쓰고 있다.
UD연구소는 제품개발 외에도 산•학연합의 공동 연구나 해외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 거점으로써 UD기반 만들기의 용도로도 사용되고 있으며 향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외 UD네트워크의 구축에 주력해 나갈 예정이다. 또 개발자나 쇼 룸 어드바이저 등 유사 체험을 통해 UD감각을 겸비한 사원 육성을 목적으로 한 연수 기능도 겸비하고 있다.
인간은 한 사람 한 사람 연령이나 체형이 다 다르다. 아이에서 어른, 그리고 노화나 상처, 또는 장애 등 모든 인생의 상황, 모든 라이프 스테이지에 대하여, 안전하고 쾌적해서 누구나가 사용하기 편하다고 느끼는 상품•공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TOTO의 UD연구소에서는 인간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UD연구소는 ‘제품개발’ ‘인재육성’ ‘연구’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제품개발 다양한 고객과의 대화나 실제 상품의 사용 검증을 반복하고, 새로운 UD를 제안하여 TOTO의 제품개발의 기점으로서 지속적인 상품개발을 실시한다.
인재 육성 UD연구소는 개발자 육성의 장소임과 동시에, 개발자•쇼 룸 어드바이저 등의 체감형 연수 시설로도 사용된다. 각종 시뮬레이터나 오래된 주택의 사용성 등을 유사 체험으로 경험함으로써 사용 씬 검증 등을 통해 새로운 발상을 깨우칠 수 있는 개발자 육성과 상품개발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UD 시점을 가진 개발자의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쇼 룸 어드바이저의 연수장은 고객의 입장에서 유사 체험을 하여 고객의 현상을 실감하고 개발 컨셉을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하면 좋을지, 어떤 새로운 생활 씬을 제안하면 좋을지를 깨달아가는 장소이기도 하다.
연구 UD연구소에서는 산•학 연합 공동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가며, 대학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에 의해 소비자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물을 사용하는 주변 공간’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UD연구소에서는 소비자의 실제 생활에서 제품 개발의 힌트를 얻기 위해 ‘UD모니터 네트워크’를 만들어 ‘생활 씬 검증’과 ‘생활실태 조사’ 등을 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연결시켜 ‘UD사이클’로 시스템화하여 개발자와 소비자의 대화와 관찰에서 얻어지는 ‘깨달음’을 누구든지 사용하기 쉽다고 느낄 수 있는 ‘배려’로 바꾸어 제품개발에 적용하고 있다.

UD활용 랭킹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쯔시타 그룹은 일본 내에서도 수많은 UD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나나매(비스듬한) 세탁기’를 들 수 있다. 마쯔시타 그룹 역시 그룹 자체의 UD원칙을 가지고 있으며 그 원칙을 바탕으로 UD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소개하는 것은 마쯔시타의 UD제품이 아니라 사용설명서의 UD적 개선이다. 우선 마쯔시타 그룹의 제품개발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에 대해 알아보자.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 만들기’야 말로 마쯔시타 그룹의 DNA이다. 오랫동안 마쯔시타는 이 말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제품 개발에 힘써왔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과 함께 마쯔시타의 제품 개발 이념을 둘러싼 환경이 바뀌어 ‘소비자들에게 좋은’이라는 기업의 기본적 마인드가 어느새 ‘기술 중심의 발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치자 마쯔시타는 다시금 ‘인간 중심의 발상’을 베이스로 다양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때 마쯔시타는 UD의 개념을 접하게 되었고, UD의 근본 개념이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 만들기’ 그 자체인 것을 알게 되자 UD를 배워 실천해 나감으로써 마쯔시타의 DNA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가고 있다.

1. 이해하기 쉬운 조작
최첨단의 가전제품은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만큼 조작이 어려워지기 쉽다. 그렇지만, 조작 설명서를 읽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기본적인 조작은 할 수 있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를 위해 누구라도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본 조작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한다.

2. 알기 쉬운 표시와 표현
가전제품의 버튼이나 스위치 등의 문자가 보기 힘들었거나 조작하면서 헤맸던 적은 없는가? 마쯔시타는 백내장이나 색각 장애를 가진 사람이더라도 분별하기 쉬운 문자나 색, 직감적으로 알기 쉬운 표현을 연구•개발하여 제품에 반영한다.

3. 편한 자세와 동작
일상생활 속에는 허리를 굽히거나 서거나 앉거나 하면서 의외로 무리한 동작들이 많다. 고령자나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이를 더욱 힘들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제품을 어떻게 하면 몸에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지를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여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

4. 이동과 공간의 배려
단높이나 장애물이 있으면 불필요한 움직임이 필요해져 위험성이 높아진다. 특히 노인이나 휠체어를 타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단높이나 장애물을 가능한 한 없애고 보다 안전하게,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치밀한 연구를 한다.

5. 안심•안전의 배려
일상생활 내에는 의외로 많은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 하고 안심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

6. 사용 환경의 배려
제품이 쓰여지는 방법은 사용자에 따라 다양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설치•수납이 힘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누구라도 사용하기 쉬운 제품’의 중요한 요소이다.
지금까지 서로 다른 두 기업의 UD에 대해 소개하였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인간(사용자)중심’이라는 키워드를 들 수 있다. UD를 말하고자 할 때, 먼저 ‘인간성’과 ‘인간 존중’이라는 말을 전제하지 않고는 결코 이야기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으면 한다. 우리 나라 기업들도 소비자 중심의 디자인을 표방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는 있으나 진정으로 소비자 중심의 디자인을 느끼는 것은 기업이 아니라 바로 소비자들이다. 때문에 이를 올바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소비자 입장에 서서 제품을 사용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기업들도 좀 더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대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진정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철저히 분석한 후 디자인에 적용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여기서 일본 매뉴얼 콘테스트에서 ‘Manual of the Year'를 수상한 마츠시타 전기산업의 ’간단 IH북‘을 소개한다. IH사용설명서가 UD의 시점에서 개선한 후 어떻게 변했는가를 신형과 구형을 비교하면서 설명하고자 한다.


오른쪽이 신 버전으로 이미지 사진을 잘 사용하여 고급스러운 느낌을 연철하여 잡지의 표지 같은 느낌이 풍기고 있다. 타이틀이 ‘쿠킹북’에서 ‘간단 IH북’으로 변경된 점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IH 쿠킹히트는 어떤 조리 기구인가를 신 버전에서는 심플하게 정리하였다. 표지와 같이 이미지 사진이 사용되어 유저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런 제품이라면 사용하고 싶다’라고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은 과연 어느 쪽일까?


각 부분의 명칭과 기능 설명에 관한 페이지를 비교해 보면 구 버전은 ‘어떻게 하면 많은 기능이 있다고 보일 수 있을까?라는 느낌으로 몇 번을 봐도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였다. 그러나 신 버전에서는 12, 13페이지에서 4, 5페이지로 이동하여 ‘보는 것 만으로도 알 수 있다‘라는 컨셉으로 철저히 재구성하였다. 예를 들어 가장 포인트가 되는 것이 손의 사진이다. 이 부분은 ‘캥거루 주머니‘로 불리는 조작부인데, 구 버전에는 ‘누르면 열린다‘라고 쓰여 있지만 신 버전에서는 그림을 통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변경하였다. 그릴 부분에도 생선을 올려 놓는 것만으로 ‘여기는 생선을 굽는 곳‘ 이란 것을 순간적으로 알 수 있게 하였다.


구 버전인 ‘쿠킹북’ 에서는 니꾸자가(고기감자조림)등을 예로 요리 방법을 설명하였으나, 신 버전에서는 구 버전의 요리 방법을 없애고 화력조절의 기준과 조리별 포인트에 비중을 두어 가스 조리의 화력을 기준으로 IH쿠킹의 화력을 알기 쉽게 설명하였다. 또한 가스렌지와 같은 요령으로 요리를 하면 실패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사진과 코멘트를 적절히 사용하여 설명하였다.


안전상의 주의를 정리한 중요한 페이지이다. 구 버전에는 경고항목 10가지와, 주의항목 25가지를 2페이지로 나누어 정리한 것을 신 버전에는 각 부분별로 경고 정보를 정리한 결과, 경고 항목을 없애지 않고도 경고 4항목, 주의 3항목으로 줄여 펼치면 한 눈에 들어오도록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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