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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맥덕들의 성지,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 2017-08-28

 

 

충북 음성에는 외국 영화에서 본 것 같은 붉은 색 벽돌 건물이 우뚝 서 있다. 이 멋진 건물 안에서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는 맥주가 탄생한다.



올해 인기가 높았던 휴가 계획 중 하나는 브류어리 탐방이 아니었을까. 그만큼 이제 한국에도 브류어리가 많이 생겼다. 그중에서 에디터가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국내에서 최초로 브류어리 투어를 시작한 곳이고, 무엇보다 건물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디자인한 브류어리

삼각형의 검은색 지붕과 빨간 벽돌, 커다란 철제문이 어우러져 세련된 멋을 풍기는 이 건물은 김수근 건축상을 비롯, 국내외 여러 건축상을 받은 ‘N.E.E.D’의 김성우 소장이 디자인했다. 맥주의 맛을 브루마스터가 정하는 것처럼, 건축가가 브류어리를 설계한 것이다.

대학교·대학원 동기였던 김성우 소장과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의 최은석 대표는 디자인과 건축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맥주와 문화를 함께 만드는 브류어리를 완성했다.

브류어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브류어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맥주로 하나 되는 문화공간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는 사람들이 맥주를 즐기면서 문화를 만드는 브류어리를 꿈꿨다. 맥주 재료와 만드는 방법, 페어링(술과 음식이 서로 어울리는지 시식하는 것)이 음악·미술과 같은 다른 예술을 만날 때, 진정한 문화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설립 1년 전부터 브류잉팀, 건축가, 공연예술전문가와 함께 공간을 기획했다.

이러한 생각은 자연스럽게 투어로 이어져, 국내 최초로 브류어리 투어를 시작했다. 지금도 주말마다 2차례씩 활발하게 운영된다. 투어 외에도 콘서트,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어 가족, 연인 등 누구든지 편하게 와서 맥주와 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에디터가 방문한 날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의 손을 잡고 투어를 보고,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에서는 투어 외에도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에서는 투어 외에도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우리 브류어리에 어서 오세요

‘문화공간으로서의 브류어리’를 디자인한 국내 건축가는 아마 없었을 것이다. 첫 시도였기에, N.E.E.D의 김성우 소장과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의 최은석 대표는 많은 고민을 했다. 특히 미학적인 가치와 효율적인 기능을 모두 갖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큰 도전이었다고 한다.

해외의 많은 브류어리를 직접 방문하고 연구한 끝에, 사람들이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양조장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내부를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캐노피)’, ‘함께 즐기는 공간(로비)’, ‘브류잉 공간(브류하우스)’, ‘탭룸’으로 나누었다. 또한, 외부에 넓은 잔디밭까지 마련하여 공간의 효율성과 시각적 아름다움까지 모두 갖춘 브류어리가 탄생했다.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인 캐노피.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인 캐노피.

문을 열면 바로 나타나는 로비. 큰 창문 너머로 브류하우스가 보인다.

문을 열면 바로 나타나는 로비. 큰 창문 너머로 브류하우스가 보인다.


맥주의 목 넘김처럼 시원한 내부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는 외관과 달리, 내부는 막힘 없이 시원하다. 개방된 내부 구조는 어느 공간이든지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접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탭룸은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의 이런 특징이 잘 나타난 곳이다. 탭룸 전면부에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여, 외부와 쉽게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날이 좋은 봄·가을에는 문을 활짝 열고 캐노피를 친 후 공연을 하거나, 탭룸 벽면에 영화를 상영하기도 한다. 물론 바로 옆에서 만들어진 신선한 맥주와 그를 재료로 만든 피자도 먹을 수 있다.

탭룸에서 바라본 외부.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바로 외부와 연결된다.

탭룸에서 바라본 외부.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바로 외부와 연결된다.

문만 열면 내부와 외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브류어리가 된다.

문만 열면 내부와 외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브류어리가 된다.


브류어리의 심장, 브류하우스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의 가장 큰 차별점이자 장점은 바로 엔지니어링이다. 발효주인 맥주는 무엇보다 정밀한 엔지니어링이 중요하다. 이는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가 브루마스터인 마크 헤이먼(Mark Hamon)을 적극 영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맥주가 만들어지는 공간인 브류하우스는 효율성과 청결성을 신경 써서 지었다. 공간은 브류잉 공정에 따라 3가지(드라이존, 핫존, 콜드존)로 나뉜다. 각 구역은 공정에 최적화되게 설계되었다. 예를 들면, 드라이존은 맥아 제분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가루 날림도 심하고 수분이 닿으면 안 되기 때문에 철문으로 핫존과 철저히 분리시켰다.

브류하우스의 모습. 운이 좋으면 투어시 브류마스터 마크 헤이먼을 만날 수 있다.

브류하우스의 모습. 운이 좋으면 투어시 브류마스터 마크 헤이먼을 만날 수 있다.


공간의 숨은 의미 찾기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는 디테일한 요소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첫 번째로, 투어가 시작되는 브류하우스 문 앞에 걸린 브루마스터 및 직원들의 사진이다. 이는 직원 모두가 좋은 맥주를 만드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도록 마련한 부분이다.

두 번째는 벽 곳곳에 쓰여 있는 문구들이다. 대표적으로, 로비에는 ‘We don’t brew beers that we don’t like to drink(우리가 마시고 싶지 않은 맥주는 만들지 않는다)’라고 적혀있다. 이처럼 각 문구는 브류어리의 철학을 보여준다. 간혹 웃긴 문구도 있는데, 이는 직원과 방문객 모두 뜻하지 않는 즐거움을 마주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적은 것이다.

세 번째는 장식품처럼 세워진 돌이다. 유명한 작가의 예술품이 아니라, 공사 기초 단계에서 나온 돌이라고 한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에서 곳곳에 세워두었다.

공간 곳곳에는 브류어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걸려있다.

공간 곳곳에는 브류어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걸려있다.

로비 벽면에 쓰여 있는 “We don’t brew beers that we don’t like to drink” / 투어를 하다보면 곳곳에 커다란 돌을 발견할 수 있다.

로비 벽면에 쓰여 있는 “We don’t brew beers that we don’t like to drink” / 투어를 하다보면 곳곳에 커다란 돌을 발견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손잡이와 샹들리에다. 굳건한 철문과 정반대 분위기인 나무 손잡이는 술을 숙성할 때 사용하는 오크 나무로 제작된 것이다. 그 손잡이로 문을 열고 로비에 들어서면, 천장에 매달린 독특한 모양의 샹들리에를 볼 수 있다. 맥주 거품을 형상화한 것으로, 주소 99번지를 따서 99개의 전구로 제작했다고 한다.

사람들을 반기는 철제 문. 철과 나무의 극명한 차이가 더 멋스럽다.

사람들을 반기는 철제 문. 철과 나무의 극명한 차이가 더 멋스럽다.

로비에 달린 샹들리에 / 벽돌의 쌓는 모양을 다르게 하여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외부 벽에 포인트를 줬다.

로비에 달린 샹들리에 / 벽돌의 쌓는 모양을 다르게 하여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외벽에 포인트를 줬다.


맥주 한잔, 추억 한잔

아크 맥주의 채송화 마케팅 팀장은 “브류어리는 좋은 재료와 기술로 더 나은 맥주를 탄생시키는 크래프트 맥주의 시발점 같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 말대로,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는 아크 맥주의 생산기지로서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아크 맥주는 새로운 맥주를 기획할 때,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어떤 상황에서 마시고 싶은 맥주일까?’라는 질문을 먼저 한다고 한다. 이러한 정신은 브류어리에도 적용되었을 것이다. 에디터가 직접 다녀와 보니 좋은 사람들과 마시는 신선한 맥주 한 잔과 즐거운 시간. 그걸 위해서 오는 곳임을 알 수 있었다. 공기 좋고 물 좋은 충북 음성에 위치한 빨간색 벽돌의 브류어리는 시원한 맥주의 첫 모금처럼 기분 좋은 추억을 선사하는 곳이다.


에디터_ 허영은( yeheo@jungle.co.kr)
자료제공_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www.koreacraftbe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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