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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사람을 위한 디자인, 이원교 서비스 디자이너 

2023-09-28

서비스 디자인은 서비스 기반 마케팅 논리에 중점을 둔 것으로, 그 범위가 매우 넓다. 일본에서 서비스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이원교 디자이너는 사람을 배려하는 디자인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해 사람을 위한 배려, 사람 간의 소통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다. 

 

이원교 디자이너

 

 

국내 영화 잡지사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이원교 디자이너는 츠쿠바대학 대학원 인간과학 총합연구과에서 디자인학 석사를, Globis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마쳤다. 일본에서 주식회사 이치엔을 운영하며 커뮤니티 디자인, 도시 프로모션, 디자인 경영 등을 해온 그녀는 현재 일본 NTT DATA 법인 컨설팅&마케팅 사업부의 서비스 디자이너면서 글로벌 서비스 디자인 네트워크 Tangity의 일원으로 스마트시티 지원, 기업 CX디자인 컨설팅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원교 디자이너는 일본의 소도시 오미타마시를 지역 주목도 1위의 도시로 만드는데 에도 공헌을 해왔다. 오미타마시의 지역 재생 프로젝트에서 그녀는 소셜 디자인, 커뮤니티 디자인 구현을 통해 지역민과 더불어 지역을 새롭게 만들어갔고, 지역 축제, 특산품 기획 등을 통해 지역을 알렸다. 

 

 

‘서비스디자인 전문가 간담회’

 

 

그녀는 지난달 18일에 강남에서 열린 ‘서비스디자인 전문가 간담회’에서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강연을 통해 그녀는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다양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서비스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비롯해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한국의 서비스 디자이너들과 공유했다. 

 

이원교 디자이너를 만나 일본에서 서비스 디자이너로 활동해온 경험에 대해 들어보았다. 

 

Q. 어떻게 서비스 디자인을 하게 됐나.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것 자체가 디자인에 포함된 개념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결이 됐다고 생각한다. 서비스 디자인은 디자인 씽킹에서 출발한 개념이다. 디자인을 하기 위해선 사용자,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니즈가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아웃풋을 내는 과정은 똑같다. 원래 내가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유니버설 디자인과 같이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디자인이었다. 

 

Q. 어떻게 일본에서 자리를 잡게 됐나. 


학생 때 일본에 갔는데 토요타가 하는 전시회(2005년쯤)를 보게 됐다.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표현돼 있는 디자인을 보고 마음이 동했다. 가족이 타는 자가용이 전시됐는데, 사용자가 편리하게 탑승을 할 수 있도록 슬라이드 형식으로 문을 열수 있게 디자인돼 있었다. 당시 한국의 자가용은 문을 당겨서 타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몸이 불편한 분들과 고령자, 어린아이가 타는 데에 불편함이 있었을 텐테, 그 디자인은 너무나 당연했기 때문에 숨겨진 불편함에 대해 느끼지 못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모두를 위한 디자인, 사람을 위한 마음이 담긴 디자인에 대해 그 때 감명을 받았고, 그런 디자인에 대해 좀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크게 들었다. 

 

오미타마시 활동 사진

 

 

Q.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나. 


사람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는 디자인적 개념을 활용해 지역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오미타마시라는 곳의 지역재생 프로젝트였다. 프로젝트에서 지자체와 주민을, 주민과 지역을 잇는 디자인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을 했다. 인터뷰와 워크숍, 마을 걷기 등을 통해 주민들의 생각을 듣고 마을이 어떤 모습이 되었으면 좋을지 함께 의논했다. 그 과정에 서비스 디자인이 녹아 있었다고 본다. 사람을 생각하고 그들의 니즈를 파악해야 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그러한 활동을 약 5년간 했었다. 

 

이후 남편과 함께 디자인회사 이치엔을 운영했다. 그곳에서 좀 더 깊게 작업을 했다. 지역 주민 뿐 아니라 주변 단체, 기업들과 함께 브랜딩을 했다. 투자한만큼 경제적으로도 디자인의 지속가능한 가치를 제공하고 싶어 MBA를 땄다. 그 과정에서 디자인 씽킹에 대해서도 공부를 했고,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이 같은 개념이라는 것, 서비스 디자인의 개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회사를 운영하며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지자체 관련된 일을 하기도 했다. 지역적으로 좀 큰 규모에서 일을 해보고 싶어 도쿄에서 일을 하기로 했다.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키워드가 있었고,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결이 잘 맞아 일하게 됐다. 그간 로컬에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일을 했다면 점차 디지털화되어 가는 사회에서 기계와 사람을 잇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은 ‘서비스 디자이너가 됐다’라기보다는 ‘서비스 디자인적 마인드를 갖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서비스 디자인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나.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활동, 생활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들을 인간중심으로 생각해서 인간이 사용하기 편리하고 심적으로도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범위가 넓다. 인간의 입장에서 무엇이 편한 것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통해 불편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숨기거나 혹은 모를 때가 많다. 하지만 무언가 물리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불편함이 존재한다. 그것을 찾고 캐치하는 것이 ‘인사이트’다. 깊이 고찰하는 것. ‘인간중심’이라는 것에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상생활에서 사람을 배려하는 것, 사람 중심으로 아웃풋을 내는 것, 그런 것들이 서비스 디자인의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한다. 

 

Tangity Tokyo (출처: https://tangity.design/ja)

 

 

Q. 현재 일하고 있는 NTT DATA는 어떤 기업인가.


약 20만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매출 4조엔 이상의 규모를 자랑하는 IT기업이다. 2020년 글로벌 디자인 에이전시 Tangity(https://tangity.design/)를 만들기도 했다. 일본을 비롯해 독일, 중국, 대만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디자인스튜디오 20여 곳을 인수해서 현재 900여 명의 디자이너가 있다. NTT DATA(https://www.nttdata.com/jp/ja/)의 주업무는 첨단 기술 개발, 국가 정부・금융・기업 등의 과제 해결을 위한 시스템 개발, DX지원 등이 있는데, 최근에는 Foresight라는 미래 중심의 기업 과제를 컨설팅 하며 생활자 중심의 체험을 제안하고, 그에 맞춘 기술 개발과 DX지원을 하고 있다. 그녀가 속해 있는 Tangity는 그 중에서 서비스 디자인을 중심으로 비지니스 전반을 염두하며 장기적인 CX를 통한 서비스 개발, 비지니스 지원 등을 중심으로 NTT DATA업무를 강화해 가는 역활을 하고 있다. 

 

Q. 현재는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스마트 시티 관련 서비스 디자인 지원과 기업의 서비스 앱 CX/ UX/ UI 개선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비즈니스 디자인에 있어서의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영역이다. 기업의 서비스가 비즈니스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미래를 분석한다. 환경적 요인을 분석해 앞으로의 필요한 서비스에 대해서도 연구하며, 서비스를 제안하기도 한다. 

 

블루베리 농장 프로젝트

 

 

Q.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대학원에 가서 했던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다. 기업이나 지자체, 학교가 연계돼 지역과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학교 근처에 블루베리농장이 있었는데 관광 농장이었지만 방문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는 문제점이 있었다. 10여 명의 학생들이 투입돼 함께 문제점을 해결해 나갔다. 적은 예산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주변에 많이 자라고 있었던 대나무를 활용해 벤치와 테이블을 직접 제작했다. 

 

직접 니즈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으면서 몇 개월에 걸쳐 결과물을 완성시켰고 의뢰인이 무척 기뻐하는 모습에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 멋있는 것만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했고, 대화를 통해 모두가 함께 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느꼈다. 사람, 배려, 소통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게 해주었던 이 프로젝트는 내 디자인 작업에 큰 전환점이 됐다. 

 

Q. 앞으로의 서비스 디자인의 모습은 어떨 거라 보나. 


앞으로는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이다. 기술적인 면은 이미 다 해결이 됐다고 본다. 디자인 자체가 하나의 방법론 아닌가. 디자이너가 특별한 존재라기 보다는 미래에는 웰빙, 기술 활용을 통해 사람이 사람 답게 살 수 있도록 하고, 좀 더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의 개념이 되길 바란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디자이너 육성에 관심이 많다. 현재 일본에서 디자인 씽킹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는데, 디자인전문학교 학생들은 만드는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많고 그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난 디자인을 한 후에 행동할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까지 해온 활동과도 같은 맥락이다. 꼭 디자이너뿐 아니라 일반일들도 생활 속에서 이런 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디자이너 스스로가 디자인의 범위를 좁히지 않았으면 한다.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한일을 중심으로 좀 더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기를 바라고 있고, 혹시 관심 있으신 분이 계시면 함께 그런 기회를 만들어 가면 좋을 거 같다. 특히 학생시절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고도 여기기 때문에 학생들 과의 교류를 늘려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이원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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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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