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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한국 문화예술기관 정체성 탐방4] 아시아 예술의 원동력 - 아라리오갤러리

2020-07-31

많은 대중들이 서양의 유명한 작가들은 잘 알지만 아시안 작가들의 존재나 그들의 작품이 전해주는 즐거움은 아직 잘 모른다.

 

이는 아시아 국가들의 미술 교육 단일화 때문이 아닐까 싶다. 미술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것이 아닌 주입식 교육으로 작품을 외워야 한다는 강박, 그리고 목적에 의해서만 작품을 찾는 잘못된 교육으로 인해 더욱 작가들의 창의성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문제로 다가오는 듯하다.

 

미술의 즐거움은 작가의 작품을 통해 알지 못했던 예술 세계를 경험하고 새로운 분야를 경험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알아가는 것에 있다. 또한 미술 작품에 대한 투자는 단순 투자의 목적 뿐 아니라, 예술가 후원을 통해 미술시장의 성장을 견인함과 동시에 작품을 소유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예술 향유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미술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잠재되어 있거나 성장가능성이 있는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선보이며 미술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전시와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미술을 향유하는 즐거움은 과연 내가 만들어가는 것일까, 아니면 기관이 만들어 가는 것일까. 아라리오갤러리의 스타트 멤버이며 현재는 서울, 천안, 상해 갤러리의 총괄 디렉터를 담당하고 있는 주연화 총괄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라리오갤러리 주연화 총괄 디렉터 ⓒ Design Jungle 

 

 

Q. 아라리오갤러리는 어떤 곳인가요?

처음은 1989년 천안에 위치한 백화점 쇼핑몰의 한 조그만 갤러리에서 오픈을 했습니다. (주)아라리오의 오너인 김창일(CI KIM) 회장님께서 작품을 구입해 쇼핑몰에 화랑을 열었고 그게 시작이 되어 쇼핑몰이나 백화점에서 고객을 위한 서비스 개념의 아트가 아니라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그들을 프로모션하는 갤러리업을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서 2002년부터 독자적인 갤러리로 본격적으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전경 (사진제공 : 아라리오갤러리)

 

 

Q. 아시아를 대표하는 갤러리로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비전의 설립배경은 무엇인가요?

아라리오갤러리는 한국작가와 아시아 작가 모두를 다루고 있습니다. 한국의 작가를 키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한국인은 큰 범주로 아시아인에 해당되죠.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인으로서 국제적으로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한국작가를 프로모션 한다는 개념을 떠나 아시아를 프로모션 해야 한다’라고 비전을 명확하게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Q. 전속제라는 개념을 한국에서 처음 도입했다고 들었습니다.

아시아작가들이 더 세계적으로 프로모션 되고 크게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어 전속제를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전속제는 지속적으로 작가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 하고 다른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한다면 정보를 보내주며 작가와의 지속적으로 장기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상생할 수 있는 파트너쉽을 구축하는 제도입니다.

 

미술계는 결국 하나의 큰 생태계이고 작가가 작품을 생산하면 그게 미술관에 전시가 되며 작품이 유통되는데 이 과정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때 작가들이 지속적으로 커리어를 쌓아나갈 수 있는 길이 생깁니다. 한국은 그 안정성이 없었기 때문에 꾸준히 커리어를 쌓을 수 없는 구조여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5년에 처음으로 제도를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작가들을 전속하다보니 서울에 갤러리를 열게 되었고, 점차 확장되어 중국 작가들과 전속을 하게 되어 중국의 베이징에 전시공간을 열게 되었습니다.

 

Q. 국제적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없었나요?

뉴욕 지점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속작가들을 더 국제적으로 프로모션하려면 무조건 먼저 보여주는 게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뉴욕에 문을 열게 되었어요. 아시안 작가들의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더 크게, 더 웅장하게 보여줘야지 국제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뉴욕에 큰 규모로 전시장을 오픈했는데 2008년도에 리만사태가 일어났어요.

 

뉴욕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운송비나 임대료도 너무 많이 들고 처음 개척해 나아가야하는 시장이었기 때문에 많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문을 닫게 되는 상황이 일어났습니다. 이러한 일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취약한 부분을 수정하는 등의 비즈니스 전략을 수정하면서 아시아에서 더 탄탄한 내실을 쌓고 세계로 나아갈 계획을 다시 세우게 되었습니다.

 

Q. 주요 방문객, 고객은 주로 어떤 분이 찾아오시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처음 전속제를 시행했던 당시의 한국작가들은 74-76년생 그때의 젊은 작가분들을 전속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저희 갤러리를 좋아하시는 주요 방문객과, 고객은 30-40대의 젊은 분들이에요.

 

또한 저희와 전속하는 작가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창의적인 실험정신을 가지고 있지만 시장에서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분들을 주로 전속을 하기 때문에 색다른 예술을 경험하고 싶으신 분들과 실험적인 작품을 찾으시는 분들이 아라리오가 가지고 있는 색깔 때문에 많이 방문을 해주십니다.

 

Q. 20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홍보 프로모션도 진행하시나요?

전년도 아트이코노믹스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아트 컬렉터들의 조사에서 49%가 밀레니엄 세대로 나타났어요. 20-30대까지 엑스제너레이션이 30%정도를 차지합니다. 그래서 시장은 결국 20-30대를 중심으로 가고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마케팅적 측면에서 SNS를 활용한 인스타그램, 중국에서는 위챗, 그리고 유튜브 같은 온라인 마케팅을 주로 담당해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마케팅의 시작은 콘텐츠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20-30대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를 다루는 젊은 콘텐츠를 다루려고 하고 있어요.

 

현재 8월 15일까지 진행되는 인세인 박 작가의 개인전 또한 그러한 맥락에서 진행되는 전시로 오늘날 미디어 사회를 살아가는 동시대의 젊은 사람들이 겪어야 되는 새로운 문화를 기반으로 작업을 진행해서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인세인 박 개인전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아라리오갤러리)

 

 

Q. 아라리오갤러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무엇인가요?

사실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아시아비전이 모든 갤러리를 놓고 봤을 때 굉장히 독특한 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시아를 잘못 붙이면 굉장히 로컬한, 전통에 초점이 맞춰진 그런 이미지가 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국제적인 무대에서 함께 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추구합니다. 어떻게 보면 한류가 지향하는 바와 지향점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어요, 한국에서 나온 독특한 냄새와 색깔이 전 세계인의 감각과 공감을 살 수 있는 콘텐츠를 추구합니다.

한·중·일만 다루는 게 아니라 아시아 전체이기 때문에 필리핀, 인도네시아까지 다루고 있거든요. 어떤 콘텐츠를 다루고 있는지가 갤러리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점인데 저희는 아시아를 기반으로 독특하고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아라리오갤러리 로고 (사진제공: 아라리오갤러리)

 

 

Q. 아라리오 갤러리의 브랜드 마크의 설립배경은 무엇인가요?

과거에는 ‘아라리오화랑’으로 한글로만 표기를 했었어요. 2002년도에는 영문으로 ‘ARARIO GALLERY’로 표기했죠. 국제적으로 가기 위해 명칭과 표기법을 변경했습니다. 2000년대 초에는 굵고 무거운 느낌의 서체를 사용했고 2017년에 서체를 바꾸면서 심벌마크를 새롭게 재정립했는데요, 서체는 김창일 회장님이 손으로 직접 쓴 글씨입니다.
초반에 사용했던 서체는 다소 엄격하면서 각진 느낌으로 갤러리의 위엄을 표현했다면 현재는 예술이 무조건 어려운 것이 아닌 즐길 수 있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해서 무거운 느낌을 빼고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Q. 브랜드 마크를 사용할 때 주의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갤러리의 특성상 아티스트들의 예술세계가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아라리오갤러리의 브랜드 마크를 내부에서 사용하지는 않아요. 결국 갤러리 비즈니스라는 것은 아티스트의 어떤 색을 보여줄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아이덴티티에요. 그래서 우리는 실험적인 작가들, 개념주의적인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것을 저희의 정체성으로 삼고 있습니다. 브랜드 마크는 필요한 서류나, 명함 같이 대외적으로 꼭 쓰여야하는 부분에만 사용하고 있고 갤러리의 모든 부분을 담으려고 하지 않고 있어요. 가능한 한 갤러리의 이미지는 유지하되 최소화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구독자분들에게 아라리오갤러리의 소개 말씀 부탁드립니다.

미술에 대한 관심은 사실 홍보하지 않아도 젊은 세대로 갈수록 그 니즈는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문화에 대한 욕구, 그리고 새로움에 대한 욕구. 결국 그 문화와 새로움을 시각적으로 추구한다면 그것이 바로 미술입니다. 이전까지는 ‘미술은 참 어려운거야’라는 어떤 고정관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다양한 작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개인의 생각의 폭이 넓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가들이 던지는 질문은 기존의 문제에 대한 질문인 경우가 많거든요.

 

아라리오 갤러리가 다루고 있는 컨템포러리아트는 우리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더 많아요. 저희의 전시를 보시고 같이 공감하고 질문도 던지고 그러다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미술에 대한 호감도 대중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이후의 관심이 작품 구매로도 연결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좋으면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길수도 있는 거잖아요.


저 작품의 개념이 너무 좋다고 느껴지면 직접 소장해서 작품을 온전히 즐기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전시를 많이 보면 자연스럽게 미술에 대한 이해가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라리오갤러리는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미술의 대중화 추구하기 때문에 아라리오 작가들을 관심 있게 봐주시면 좋겠어요. 작품을 보시러 오신 분들도 풍부해지시고 저희도 발맞춰 풍부해지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그룹 인터뷰_ 한승만 취재기자(hsm@jungle.co.kr), 유채은 취재기자(yce@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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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은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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