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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합정동 카페스토리] 약간의 화려함과 충분한 포근함, 커넥츠 커피

2019-09-07

합정역에서 내려 당인리 발전소 쪽으로 걷다 보면 무지개색 필름지가 붙은 카페 입면을 보게 된다.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색이 달라 보이는 필름지다. 건축 전공자라도 비싼 가격에 쉽게 인테리어에 사용하지 못하는 재료인데, 카페 얼굴인 입면 유리에 큼지막한 부분을 사용했다. 바로 이일용 대표가 운영하는 커넥츠커피 이야기다.

 


정갈하고 화려한 유리입면 안쪽에, 깔끔하게 인테리어 된 커넥츠 커피가 있다.

 

 

합정역 공영주차장을 가려면 꼭 지나치는 곳이기에, 무지개색 필름지로 입면을 꾸민 커넥츠커피를 그냥 지나가기는 쉽지 않다. 화려한 입면을 뒤로한 채 카페로 들어서면, 흰색 벽과 나무로 만든 가구가 눈에 띈다. 

 


커넥츠 커피 이일용 대표가 직접 설계, 제작한 가구가 많다.

 


제작된 목재 가구는 조립해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가구 목재는 흰색 인테리어 벽과 어울리도록 선택됐다.

 

 

목재 가구는 대부분 이일용 대표가 직접 설계, 제작했다. 목공소에 가구 제작을 의뢰하는 경우는 많지만, 자신이 직접 가구를 디자인, 모델링해 제작도까지 만들어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일용 대표는 자신이 만들고 싶던 목재 가구가 머릿속에 있었기에, 3D모델링 소프트웨어인 스케치업을 사용해 직접 모델링했다고 한다. 

 

반듯하게 잘려 만들어진 목재 가구는 사용하는 사람들이 조립, 해체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어떻게 목재 가구들을 배치하느냐에 따라 1인용 커피 테이블이 될 수도 있고, 4인용 회의 테이블이 될 수도 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다가 외식경영 전공으로 편입한 이일용 대표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다소 모던한 느낌의 흰색 벽과 목재 가구의 조화는, 크게 꾸미지 않아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백한 느낌을 자아낸다. 

 


무지개 색 필름지와 목재, 흰색 인테리어가 잘 어울린다.

 

 

여기저기 배치된 식물도 눈에 띈다. 테이블 위에 둔 다육식물, 바닥에 세워놓은 금란조와 스투키까지 랜덤하게 놓인 듯하지만 나름의 규칙을 갖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나 둘 선물 받은 화분을 키우다가 조금 더 욕심이 생겨 식물들을 구매해 키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중 카페를 처음 열 때 구매했던 금란조는 그 키가 일반 사람들의 키와 맞먹을 정도로 잘 컸다. 어떤 식물이든 채 3개월을 못 키우던 필자가 부끄러워질 정도였다.

 


눈부심이 적도록 간접조명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간접조명이 들어간 가구 또한 이일용 대표가 설계했다.

 

 

카페 인테리어 시공을 할 때에도 이일용 대표는 시공업자와 함께 지속적으로 소통을 했다. 특히 카페 바를 제작해 만들 때 사이즈는 어떻게 할 것인지, 재료는 무엇으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손님이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릴 때와 종업원이 커피를 만들 때의 동선을 고려해 바 사이즈를 결정했고, 시공비와 청소 용이성을 생각하며 재료를 결정했다. 

 

특히, 세로 줄눈(메지)을 강조하고 싶었던 이일용 대표에게 시공업자는 나무 판재를 붙이는 방향으로 제안했다고 하는데, 이 덕분에 시공비도 절감하고, 생각하던 디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카페 바가 완성되었다고 한다. 벽에 입체감을 주기 위해 공간적인 손해가 조금 발생하더라도 디자인에 힘쓴 부분이 여기저기 보인다.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효과는 좋은, 카페 입면의 무지개색 필름지도 시공업자의 제안이었다고 한다. 보통은 디자이너와 시공자 그리고 건축주의 끊임없는 줄다리기에서 공간이 완성되는데, 커넥츠커피의 경우 이일용 대표가 디자이너 겸 건축주로서 활약했다.

 


밝은 모습으로 카페를 운영하는 이일용 대표.

 

 

이일용 대표는 두 달에 한 번씩 사람들에게 원두를 소개하는 자리를 기획 및 진행한다. 이때 소개되는 원두를 게스트 빈(Guest Bean)이라 한다. 게스트 빈 포스터도 직접 디자인한다고 하는데, 포스터 자체도 좋은 인테리어 자재이자 소품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커넥츠커피 안에 위치한 사무실 벽을 허물어, 조금 더 넓게 카페를 쓰고자 계획 중이라고 한다. 커넥츠커피의 끊임없는 변화와 개선을 응원한다.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지길 60

 

글_ 한기준 건축콘텐츠연구가(dbxkrvk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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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츠커피 #이일용대표 #게스트빈 

한기준 건축콘텐츠연구가
2014년에 건축콘텐츠연구소 '디지트'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건축과 인테리어, 알고리즘 디자인과 VR/AR에 관심이 많다.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 하길 좋아해, 건축을 매개로 소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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