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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더 큰 고객감동의 시작, 제 9회 하나은행 달력 디자인 공모전

2005-09-28


예전의 은행이라는 곳은 서민들에게는 너무 먼 존재였다.
높은 상담창구와 딱딱한 분위기는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큰 위화감을 주곤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은행들은 고객만족주의를 넘어서 '고객행복'을 추구하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해외 자본의 대거 유입과 국내 은행의 합병, 대형화 등으로 차별화 전략 없이는 고객유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하나은행'에서는 더 큰 고객감동을 위해, 지난 1993년부터 '달력디자인 공모전'을 진행해 오고 있다. 10년이 훌쩍 넘은 전통만큼이나 수많은 디자이너들의 관심이 높은 '하나은행 달력디자인 공모전'은 올해 역시도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였다.
이번 공모전은 기존의 금융권 달력디자인들이 주로 선택한 풍경이나 작품위주의 달력디자인 대신, 하나은행을 거래하는 손님들이 직접 참여하고 사용자가 선호하는 달력을 만들고자 기획되었다. 대학생, 일반인들이 직접 디자인한 달력은 실제로 하나은행 달력으로 만들어져 전국에 배포하게 된다.

취재| 권영선 기자 (happy@yoondesign.co.kr)

이영혜 | 디자인하우스 대표
'열정은 곧 재능'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재능은 열정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이다.
올해 하나은행 달력공모전은 지난해보다 작품에 쏟아 부은 열정이 상당히 뜨거운 편에 속했다. 현재의 트렌드를 단순하게 반영한 작품들도 있었지만, 트렌드를 다양한 앵글로 재해석한 작품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이모티콘 등 현대적 기호체계를 이용하거나 서사장치를 시각적으로 활용한 작품들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빛나는 아이디어에 반해 그 완성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디자인적 고려를 하지 않은 작품들도 더러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여백을 적절히 활용한 작품들과 모던한 작품들이 하나의 큰 경향을 이루었고, 그것은 높이 살만한 열정으로 표현됐다.
올해 입선작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참신한 아이디어와 그것을 표현하는 회화적 완성도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은 것들이다.

대상을 수상한 박미란, 이태희씨의 작품은 매월 하나의 테마와 그 테마를 모티브로 해서 하나은행의 이미지를 다양하면서도 생동감있게 그려냈다. 여백의 열정을 이해하는 수준 또한 높았으며, 그림의 동선을 독창적이게 형상화시킨 점 또한 뛰어났다.
우수상을 수상한 서선경 씨의 작품은 독특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정중동의 미가 돋보였다.
하지만 스타일, 컨텐츠, 색감을 너무 맞추려다 보니 주제가 표현에 묻히게 되었고, 이 부분이 흠이 되어 우수상에 머물렀다.
이외에 입선작들 또한 독특한 세계와 주제의식이 잘 어우러졌다.

각자 소개를 간단하게 해주세요.
남서울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예비 광고디자이너와 캐릭터디자이너 이태희(26), 박미란(23)입니다.

두 분이서 함께 공동작업을 하시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은데,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림의 메시지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아서, 컨셉을 잡는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포토샵 등의 컴퓨터그래픽, 수채화, 펜 드로잉까지 다양한 기법을 하나의 화면에 자연스럽게 연출 해내기 위해 수 없이 그림 그렸습니다. 수정을 반복해 가면서 서로 개성과 고집이 강해 사소한 것 하나하나 까지도 의견차이가 나서, 작업기간이 상당히 길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이런 과정을 겪은 만큼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아 좋고, 좋은 결과가 있어서 더욱 기분이 좋습니다.

‘하나은행의 Innovation정신’이란 주제를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어 표현을 하셨는지 말씀해 주세요.
작품 컨셉이라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문화은행,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는 나눔 은행, 환경과 자연을 저축하는 푸름 은행“ 이 세 가지 하나은행 모토를 보다 구체적이고 친근한 방법으로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한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했어요.
겉의 사람은 하나은행을 뜻하고, 그 안에서 자유분방하게 노니는 사람과 동물의 모습은 고객과 자연이 함께 나누는 따뜻한 공간임을 뜻합니다.
그림 안에서 보여지는 내용이나 등장 인물이 많아서, 수채화 일러스트와 펜 일러스트로 표현된 여러 등장 인물들의 구성을 산만하지 않게 잘 정돈되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성격이 다른 두 그림간의 조화를 중점을 두어 표현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작업하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한달 가량 함께 작업했고, 에피소드라면 제출 하루 전 경비를 줄이려고 수입지를 넉넉하게 사두지 않았었는데, 결국 인쇄할 종이 3장이 부족했어요. 수입지라서 같은 종이를 구하느라 새벽부터 분주하게 뛰어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은 같은 종이를 찾지 못해 수채화용지로 대체 했지만요.


서선경 / Power of Innovation
Innovation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Innovation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생각해 보았다. 따스한 마음과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볼 줄 아는 것. 자신의 희망, 의지,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대화, 노력,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상상력, 도전정신, 고객을 아끼는 마음. 내가 생각하는 Innovation에 필요한 이러한 것들을 그림과 함께 표현해 보았다.
그림이 모노톤이라 그에 맞게 차분한 색상을 사용하였고, 날짜 표시 면에는 그 달의 그림과 글귀를 자그마하게 넣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화면에 변화를 주었다.


김연경, 박병주, 정명희 / 하나은행의 'Innovation'정신
꿈은 그리 멀지 않다는 것, 그리고 Innovation 또한 멀리 있지만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흔히들 혁신을 말할 때 높은 이상만을 바라본다. 하지만, 바로 우리 주위에 그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법은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부분부터 시작해야 되지 않을까.
고객이 불편해하는 작은 부분부터 그리고 고객이 원하는 아주 소소한 부분부터 바뀌어 갈 때, 진정으로 고객과 하나가 될 수 있는 하나은행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녀는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늘만 바라보지만, 그녀의 꿈은 그녀가 한번도 보지 않은 자신의 발 밑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김현정/ 하나은행의 'Innovation'정신
서른다섯 개의 평범한 원과 한 개의 하나은행 CI의 Main Color를 사용한 원을 통해 남들과 차별돠되는 '하나'의 이미지를 나타내도록 노력했다.
'하나가 있다(1월)’, '하나가 다르다(2월)’,'하나가 웃는다(3월)’,'하나가 좋다(4월)','하나가 똑똑하다(5월)','하나가 특별하다(6월)','하나가 별나다(7월)'.'나가 즐겁다(8월)','하나가 소문났다(9월)'.'하나가 넉넉하다(10월)','하나가 정답이다(11월)','하나가 있다(12월)' 이 열두 달 문장은 각각의 달에 해당하는 그림을 설명하는 동시에, 남들보다 앞서가는 하나은행의 이미지를 친근감 있게 전달한다.


조덕희, 김원명 / 남들보다 앞선 생각
우리는 주5일 근무제 실시 이후 상당히 많은 휴일을 갖게 되었다. 이제 휴일을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것이 우리에게 상당히 중요한 과제로 다가왔다. 그런 의미에서 본 작품은 휴일과 웰빙이라는 주제로 제작되었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메인 비쥬얼에 매월 유일(토요일 포함)이 열거되어 있는 점이다. 그리고 매월 추천하고 싶은 휴일에 즐기는 레저, 스포츠 그림과 각 종목의 간단한 상식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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