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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누드, 새로운 조각의 시작

2014-04-29


인간의 누드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조각의 소재로 사용되었다. 조각가에게 이것은 아름다움의 근원이자, 자신만의 표현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오는 5월 24일까지 313 아트프로젝트에서 열리는 프랑스 출신의 조각가 자비에 베이앙의 전시 역시 이러한 인간의 누드를 주제로 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얼핏 보면 전통적인 의미의 조각과 큰 차이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의 작업은 전통 조각과 현대의 기술이 더해진 새로운 조각을 보여준다.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313 아트프로젝트

자비에 베이앙은 그동안 퐁피두 센터, 베르사유 궁전 등에서 개인전을 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있는 ‘말’과 뉴욕 맨해튼 거리의 ‘장 마르크(Jean-Marc)’를 비롯해 다수의 공공미술 작업에도 참여했다. ‘Bodies’ 展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개인전으로, 지난 3년여 동안 준비한 신작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크게 두 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그중 하나는 자비에 베이앙의 대표작 중 하나인 ‘건축가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 ‘모빌(르 코르뷔지에, 2013)’이다. 그는 건축과 예술이 공유하고 있는 다양한 지점을 조각 작품 안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작품은 건축과 삶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보여줬던 르 꼬르뷔지에가 모빌과 교감하는 순간을 담아냈다. 이 모빌은 표현 방식과 형태에 얽매이지 않는 자비에 베이앙의 작업 세계인 동시에, 관객들의 생각을 시각화해 보여준 것이다. 이 작품은 르 꼬르뷔지에와 자비에 베이앙, 나아가 관객과의 교감을 표현해낸 작업이다.

또 다른 하나는 바로 누드 작업이다. 자비에 베이앙은 인물을 3D로 스캔한 뒤, 알루미늄이나 브론즈, 폴리우레탄, 나무 등의 소재로 형상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형상을 쪼개고 재결합하는 현대적 테크놀로지를 통해 모던한 조각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전통적인 조각에서의 인물 표현 방식을 따르는 듯하지만, 실제 모델의 모습을 왜곡하거나 다르게 표현함으로써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조각의 크기 또한 손바닥만큼 작거나, 인간의 형상만큼 크기도 하다.

‘Cassandre Streate(2014)’는 멀리서 보면 클래식한 인물상을 나타낸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꺼운 알루미늄을 겹쳐 만든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여성 모델과 같은 크기로 만들어졌지만, 일반적인 형태를 표현하지 않았으며, 기계적인 렌더링을 통해 탄생한 알루미늄 조각들은 감각적이면서도 강인한 느낌을 동시에 준다.

또한, 일반적으로 조각을 장식하기 위한 용도라 생각했던 주추를 작품의 한 부분으로 사용한 것도 인상적이다. ‘Annina(2014)’는 조각과 전혀 다른 느낌의 주추가 하나의 작품으로 이어지는 작업을 만날 수 있다. 이렇듯 자비에 베이앙은 조각의 형태 외에도 조각 작품의 다양한 감상법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조각을 만들어가고 있다.

313 아트프로젝트:http://313artproje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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