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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 리뷰

I see what you see

2010-03-03


이제부터 살펴볼 다섯 가지의 프로젝트들은 디자이너 김유헌이 영국 킹스턴대학교의 제품&가구 디자인 학사 과정에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사용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디자인, 불필요한 노동을 줄여주는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디자인, 무엇보다 기발하고 유머러스한 디자인…. 김유헌이 꿈꾸는 디자인은 이렇게 첫 발을 뗐다.

에디터 | 이상현(shlee@jungle.co.kr), 자료제공 | 김유헌 www.yuhunkim.com


이 시리즈의 시작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실수들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한 번에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하는 것, 즉 멀티 태스킹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의 능률을 높일 의도로 시작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과정에서 두뇌의 효율성 저하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이 프로젝트는 일상생활에서의 빈번한 멀티 태스킹에 대해 중점을 두고 시작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세 가지 아이디어의 예시로 각각 Lining Mug, Reading Tray, Knifork가 완성됐다.


시각적이나 촉각적으로 질감을 낼 수 있는 재료 자체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작업하려고 한 프로젝트다. 표면에서 보이는 산업용 펠트의 밀도감과 여러 층으로 쌓아진 펠트의 절단면에서 보이는 올 풀림이 동물의 털과 같은 질감을 주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EWE는 ‘암양’을 칭하는 영어인데, 발음도 스툴 형태인 ‘U’와 같으며 의미도 펠트의 원료인 양모와 일치해서 붙이게 된 이름이다.


현관 앞 수납공간에 대한 프로젝트였다. 주로 좁은 공간인데도 불구, 잡동사니부터 옷가지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물건들의 수납이 필요한 현관의 위치를 고려해 프로토 타입으로 제작됐다. 여러 사이즈의 공간을 나누었고, 넓이를 늘려서 생긴 공간에 긴 코트나 옷가지 등을 걸 수 있는 시스템 선반이다.


드로잉을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다기능의 휴대용 케이스다.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한 재료를 활용하는 프로젝트였는데, 100% 재활용이 가능한 스테인레스 스틸과 실리콘, 자석으로 구성되는 펜슬케이스를 생각해냈다. 재질 자체 그대로를 이용한 각 부분들은 분리가 되어 후에 재활용에 용이하도록 하였다. 실제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연필을 사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특별하게 드로잉을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나 특정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타깃으로 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기존의 저렴한 재질의 재료보다는 고급스럽고 오래 사용할 수 있으며 단순히 연필이나 색연필을 보관하는 상자가 아닌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여러 기능이 추가된 액세서리 개념의 다기능 보관함을 의도했다.


킹스턴 대학교 제품 디자인 학과와 Coillte라는 패널 회사와 함께 진행된 공모전에 제출한 프로젝트다. 회사의 제품(MDF, OSB)을 창의적이고 합리적으로 이용하여 2012년 런던 올림픽 현장에서 관람객들의 식 환경 개선을 위한 디자인 방안을 제시하는 과제였다. 본격적으로 아이디어 콘셉트 단계에 앞서 직접 이 회사가 경영하는 아일랜드의 숲과 제품 공장을 방문하여 공정 라인과 회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내가 속한 팀은 영국의 대표적 티 브랜드인 Twinings를 선택하였고, 전통적인 차잎의 보관상자가 OSB 라는 것에 착안, 이동식 티 가판대 시스템 아이디어를 제안해서 재료활용부문에서 수상하는기도 했다.


who I am 김유헌. 1982생. 성신여자대학교 조소과 졸업 후 영국 킹스턴대학교의 제품&가구 디자인 학사 학위를 마쳤다. 기능과 실용성에 대해서 간과된 부분을 보완하는 방법을 생각 중이고, 과정이나 결과물에 어떤 제한을 두기보다는 다양한 접근방법으로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싶은 욕심으로 현재 영국에 거주하며 석사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졸업 후에는 현지 디자인 회사에서 경험을 쌓고 전시도 개최할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김유헌의 이름을 건 스튜디오를 갖는 것.

My design 단순히 사용되는 물건이 아니라 이야기를 담고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자인뿐 아니라 모든 창작의 영역에서 타인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순수미술에서 디자인으로 방향을 틀게 된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재미라는 점은 어떤 무언가를 공감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서 얻는 경험이나 아이디어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다만 너무 재미 위주로 가게 될 경우, 디자이너로서의 책임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있으므로 조심스럽기도 하다. 상업적으로도 성공적인 디자인을 한다면 좋겠지만, 그보다도 스스로 즐기면서 전달하고 싶은 목적을 명확히 제시하는 방향으로 작업을 하고 싶다. 사람들이 공감하고 경험할 수 있는 디자인. 하지만 재미있고 명확하면서 상업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디자인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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