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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파리 광고, 당당하게 야하다

서수연  | 2003-07-13

여러분! 파리 지하철역에 야한 광고들을 봅시다.
지금 보여지는 것은 포르노가 아닙니다. 미성년자 출입금지라는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언제나 어디서나 눈을 뜨고 있다면 접근할 수 있습니다.

파리 거리나 지하철역을 지나가다 보면 정거장마다 아주 큰 벽보 광고가 붙어있다.
자칫 밋밋한 지하동굴속이나 거리에 반짝이는 보석같은 눈요기 꺼리이다.
그런데 이 광고들 중에는 낯 뜨거운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광고들이 너무나도 당당하여서 보는사람이 민망하여 얼굴을 들어 쳐다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대중이 광고에 기가 죽는셈이다. 광고들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솔솔 품어난다.

라파에트 백화점 광고인데 프랑스의 상징인 마리안느로 선정된
슈퍼모델 '레티시아 카스타'가 실 한오라기 걸치지 않고, 사각 얼음덩어리에 앉아 있는 뒷모습,
머리 위에는 커다란 빨간 하트모양의 핀을 꽂고, 살짝--- 고개를 돌려 상큼한 웃음을 짓고 있다.

시원한 여름을 영상시키는 백화점 광고인데, 히야~ 쩝쩝!!! 엉덩이가 이쁘다. 까놓고 볼 수는 없고 쑥수러워서 곁눈질로 광고를 본다. 이런광고 한국 지하철역에 붙여놓는다면, 노땅들 풍기문란죄로 난리를 칠것이야~ 안타깝게도 찍어둔 사진이 없군요.

겨울이 되자, 백화점 전속모델은 미니 옷차림의 야한 산타로 변한다.

또 PRET A POTER 영화의 광고포스터로 모델들의 전신이 올 누드로 나와 걷고 있는 장면들이
버젓이 나와있다. 이런 낯뜨거운 광고들은 밖에서 뿐만 아니라 TV안방까지 쉽게 볼 수 있다.

핸드폰 선전인데...
아주 이쁘게 생긴 여자가 결혼을 멋지게 한다.
신나게 결혼을 마치고 호텔로 와서 환상(?)적 신혼밤을 보내려 할 때,
여자가 화장실 좀... 하면서 속이 훤히 비추는 까운을 살짝 걸치고 나간다...
남자가 여자를 힐끔 쳐다본다.
우악! 남자가 소리를 지른다.
여자가 서서(?) 볼일을 보고 있다.
히히!!! 여자같은 남자인 것이다. 게이?
핸드폰을 고를때 아무거나 막 고르지 말고 신중을 더 하라는 메시지가 있지만,
카--- 기막힌 광고가 아닌가?

이렇듯이 남. 여성의 몸, 즉 특정부위를 특별하게 생각지 않는다.
여자의 젓가슴이나 엉덩이를 팔이나 다리처럼 몸의 일부로 생각하는 듯하다.
중요부분을 엄청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이다.


♠ 사진1 : 여자의 속옷 선전인가 ? 버스정류장에 게시된 광고물이다. 호랑이가 여자다리에 바짝 붙어서 아주 부드럽다는 듯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여자와 호랑이의 피부를 똑같이 표현한 것이 인상깊다.


♠ 사진2 :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까지도 광고의 도구(?)로 과감히 쓰인다. eram 신발 선전의 것을 보면, 남자가 여자인양 앉아 있으면서 여자 구두를 신고있다. "본 광고는 여자의 몸을 일체 이용하지 않았다" "마티유의 구두 399프랑"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여자구두선전인데 남자의 나체를 보여준다. 게이도 아닌 것이 성전환자도 아닌 것이 평범한 남자를 데려다 놓고 여자구두선전을 하고 있으니, 광고의 황당함에 시선을 끌게 되고, "저게 뭔 광고지?"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성공한 광고라 할 수 있다. 머리에 각인 되었으니...

파리의 날씨는 쨍하고 해뜰날이 별로 없다. 겨울은 특히 비가 자주오고 우중충하다. 우울증에 걸리기 딱 좋은 계절이다. 그래서 햇빛만 나오면 남녀노소 모두 밖으로 나와 일광욕을 한다. 습기에 꽉 찬 몽둥이의 곰팡이를 말리려는 듯하다.

여름에는 도심 한 가운데 공원에 가보면 여자들은 젖가슴을 활짝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내가 지금 목욕탕에 와 있는거여?) 수영복 차림도 있고... 어떤 남자는 수영복은 아닌 것 같은 무늬 있는 팬티만 입고 떡 하니 햇빛을 쬐인다.(힐끔 힐끔 쳐다보기 좋은것들이지, 그나마 썬그라스를 끼고 있으면 내 눈동자 돌아가는 속도가 빨라지지...)

모든이들이 모두 벗어 던져 버리고, 피부 숨쉬기 운동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 사진3 : 육군사관학교 메트로역에 있는 본마세 백화점 광고물 - 침대용품을 25%할인한다는 광고이다. 여자둘이 맞대고 침대에 누워있는 폼인데 서로의 머리가 베게가 된 것 같다. 부드러움을 표현하고 있다.

메트로(지하철 역)안은 어둠의 동굴속과 같은 썰렁한 느낌을 배제하기 위해 광고물들이 자주 바뀐다. 빠리지하철 대형 광고는 효과가 높아서 게재 비용도 비싼 편이다. 지하철 광고 게재비는 일주일간 대략 25만프랑과 인쇄비 1만-1만5천프랑등이다. 파리지엥들에게 눈요깃거리를 제공하고 광고도 하고 일석이조이다.

♠ 사진4 : 2001년 칸느영화제 그렁프리수상, 남녀모두 주연상을 받았군요. "피아니스트" 영화광고 선전: 화장실에서 뭐하는거요? 이런 광고물을 뒷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두면 작품된다.

이런 광고들이 당당하게 야한 것은, 사회인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인체를 하나의 예술로 본다는 것, 본능적인면을 과감히 드러내 보인다는 것, 숨김이 아닌 보임으로, 닫힘이 아닌 열림으로의 생각들을 인정하는 구조에서 서 있다는 것이다.

"예술이라는 것이 지리나 사회의 체제와 불가분의 관계다" 라고 말하는 것은 국가문화 경쟁력이나 환경에 따라 창조의 범위도 정해지는 것이다. 프랑스의 존재하고 있는 모든 문화적인 것들은 무한한 상상력을 빛나게 발휘하고 있는 듯 하다.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모두 예술의 소산이 된다고 본다.

프랑스에서도 요사이 광고들이 너무 선정적으로 무리하게 널려있다고 걱정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리 심각하게 생각을 하지 않는다. 드러내서 모든 것을 다 보여주면, 호기심이나, 휘귀성이 떨어지니... 문제가 될 것도 양지에 내어놓으니 건전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음지에 있는것들이 곰팡이 설어 냄새 풀풀 내며... 골치를 섞이는 것이지...

이제는 잔디밭에 널 푸러져 있는 상반신누드의 여자들을 신기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광고속의 기발하고 독창적인 낯 뜨거운 장면들은... 음~ 예술이군! 하면서 보게된다.

보고싶지 않은데, 자연스레이 보이게 끔 하면, 면역의 기능이 저절로 생기나 보다.
그리하여, 파리의 벽보광고들을 보는 것은 단순한 파리 삶의 또 하나의 커다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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