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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디자이너 매니지먼트의 씨를 뿌린 에이전시-코마

2008-06-10

“소위 말하는 알음알음 아는 사람들끼리의 잔치가 업계의 관례였다.” 코마(COMA) 조승범 대표의 말이다. 출발은 그저 크리에이티비티를 위한 것이었다. 이것은 단순하다 못해 순수했다. 비단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에이전트가 주가 되어 일을 물어 올 수는 없는 것일까 고민도 했다. 그러나 창조적인 작업으로 향하는 일련의 과정이 너무나도 불규칙했다. 비용적인 면 때문에 작가의 태생이 무시되는 경우도 있고, 그에 따른 비슷한 결과물을 생산해냄으로써 유행 사진이 난무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정착이 시급했다.

2001년에 설립해 국내에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도입, 정착시켜온 코마는 각 분야 최고의 선수들을 모은 에이전시다. 소속 디자이너들은 전담 에이전트를 통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본래 코드(CODE)라는 디자인 회사로 출발한 코마는 코드와 매니지먼트(COde & MAnagement)의 합성어 뜻 그대로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커뮤니티를 형성, 창조적인 작업을 함으로써 발생하는 상업적인 시너지를 지향한다. 포토그래퍼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코마는 현재 포토그래퍼 외에 메이크업/헤어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등으로 인재 풀을 넓혔다. 애니 레이보비츠, 스티븐 마이젤 등 세계적인 포토그래퍼를 보유한 뉴욕의 ‘아트 & 커머스’가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물론 초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얘기도 들었으나 작업과 비즈니스의 분리를 시도함으로써 포토그래퍼가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덕에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코마는 디자이너의 관리와 홍보, 모델과 스태프 섭외, 클라이언트 유치와 포트폴리오 DB까지 비즈니스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대행하며 출판과 전시, 이벤트, 스튜디오 대여 등 디자이너 프로모션에 필요한 모든 범주를 아우른다. 그런 이유로 작업에 더욱 집중하고 싶은 디자이너들이 속속 모이고 있다. 이는 에이전시가 단순히 관리와 프로모션이라는 역할을 넘어 그들이 더욱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경영을 전공한 디자이너 출신인 조승범 대표는 디자이너의 마음을 좀 더 잘 헤아린다는 강점이 있다. 아티스트의 생명은 너무나도 짧다. 디자이너 또한 마찬가지이다. 코마가 주안점을 두는 에이전트의 역할은 디자이너의 열정이 식지 않도록 최대한 오랫동안 보호하는 것이다.

코마의 설립 계기가 궁금하다. 오래전 모토롤라의 ‘브이닷’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패션 포토그래퍼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당시는 휴대폰이 단순한 통신 수단이 아닌 패션 액세서리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하려던 때였다. 섭외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 지인도 없어 직접 찾아 나섰다. 일반적인 섭외 과정을 통하니 그 결과가 일괄적이지 못했다. 한마디로 ‘내가 아는 사람이 최고’라는 식이었다. 게다가 엄연히 상업적인 부분임에도, 공감대가 형성된 사람들이 작업에 대해 열정적으로 토론하다가도 돈 얘기가 나오면 분위기가 삭막해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포토그래퍼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에이전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코마가 디자이너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무엇인가? 디자이너가 오로지 작업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전담 에이전트는 작업을 위한 기본적인, 또는 밑바탕이 되는 자잘한 것까지도 세심하게 신경 쓴다. 즉 창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해외 매체 컨택에도 용이한 조건을 갖췄다. 실제로 요즘엔 싱가포르, 중국에서 광고 대행 문의가 늘고 있다.

국내에 포토그래퍼 매니지먼트 개념을 도입하면서 고충이 많이 따랐을 것 같다.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포토그래퍼와 1대 1로 대면하지 않고 에이전트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해외에서도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도입된 지 길어야 20년이 채 안 된다. 국내의 많은 포토그래퍼들이 해외 유명 포토그래퍼에 비해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 여기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이것은 피사체가 세계적인 모델이라는 차이점과 콘텐츠의 다양성에서 오는 어려움일 뿐이다.

국내는 아직까지 디자이너 에이전시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외국에선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일단 일을 했으면 그에 대한 보수를 당연히 여긴다. 이에 비해 국내에선 무형의 ‘서비스’를 공짜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세상은 서비스에 의해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에이전시는 보유하고 있는 무형의 자산인 경험과 관리 등의 매니지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직까지는 열악하지만 이제 많이 변하고 있다고 본다.

코마의 매니지먼트 시스템 체계가 궁금하다. 에이전트는 촬영 및 스케줄 관리를 비롯해 보수 협상, 아티스트와 클라이언트 간의 의견을 정리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해당 작가의 홈페이지, 포트폴리오까지 취합해준다. 코마에선 평균적으로 2명의 디자이너에 1명의 에이전트가 붙는다. 에이전트는 어떻게 하면 디자이너의 입장을 클라이언트에게 잘 전달할 지 고민한다. 설립 초기부터 그랬지만 지금도 시장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제 코마 소속 디자이너의 패션 광고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었는데, 어느 정도 입지를 다졌다고 본다.

디자이너가 열정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요즘엔 새로운 아이템만 발견하면 모두 다 성공할 것이라 여기며 손을 놓아버리는 것 같다. 열정과 끈기가 부족하다. 카림 라시드, 필립 스탁은 이미 디자이너의 경지를 넘었어도 명함에는 그대로 ‘디자이너’라는 직함을 쓴다. 진정한 디자이너의 마인드를 유지하길 바란다.

포토그래퍼 김중만, 정용선, 조남룡, 준초이, 박상훈, 최영돈, 권영호, 김지양, 김한준, 김현성, 김형원, 목나정, 박충호, 송창래, 어상선, 윤석무, 임준빈, 정기락, 황상용, KT KIM, 토니김, 하워드 추, 김유철, 김태우, 배태열, 안하진, 염정훈, 윤영태, 이동욱, 이상욱, 이신구, 이재호, 이준우, 이준용, 샐리최, 배정희, 천호정
포토그래퍼(순수 사진) 이경민, 조성연, 서인숙, 이원철
헤어 아티스트 예원상, 이혜영, 채수훈
메이크업 아티스트 류현정, 박태윤, 손대식, 원조연, 이선주, 이지영, 이현아
스타일리스트 김성일, 안희자, 이세원, 이윤경, 정윤기, 최혜련, 하상백
세트&푸드 스타일리스트 김정민
리터칭 바라 스튜디오



기사제공 | 월간디자인
기획·진행/ 전은경 기자, 권혜빈, 사진/ 이우경 기자, 박건주 기자, 스프링 스튜디오, 729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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