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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정부상징 디자인, 다른 나라는 어떻게 했나

2016-03-16


 

 

2016년 3월 1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태극’ 모양의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하는 정부상징의 통합 디자인 안을 발표했다. 많은 국가에서 정부상징을 디자인해 활용하고 있으나, 1990년 중반 이후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국가들에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현대성이 가미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국가상징 또는 정부상징에도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줘 왔다.

 

김영학(yhkim@jungle.co.kr)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드라마를 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가문의 문장이다. 유럽을 여행할 때도 화려하게 꾸민 문장들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과거의 유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문장은 발전하면서 기관이나 조직의 BI, CI, GI 등으로 계승됐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사의 일부이기도 하다. 특히 이를 연구하는 문장학 역시 학문으로 승화될 정도로 큰 의미가 있기도 하다. 

 

문장이 등장했던 초기에는 왕, 영주, 귀족, 기사 등 군사력, 권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계층에서만 사용됐다. 하지만 인간의 관계성이 더욱 확장됨에 따라 사용범위가 넓어지면서 더욱 다양한 문장들이 등장했고, 성직자나 도시 등도 왕의 칙허를 얻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도시에서 문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4~15세기경이었다. 

 

문장은 흔히 ‘Cost of arms’, ‘Arms’, ‘Heraldry’, ‘Armorial bearings’ 등으로 불린다. 이중 ‘Cost of arms’는 기사가 갑옷 위에 걸치던 코트에 수를 놓아 그린 문양을, ‘Heraldry’는 문장을 의미하며 궁중에서 문장을 관리하던 문장관을 ‘Heralds’라 불렀다. 

 

문장관은 기사들의 토너먼트 경기를 지휘하고, 왕이나 영주, 군대 사이의 문서를 전달하며 의식을 이끄는 등의 직책을 수행했는데, 이러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방패, 코트, 깃발 등에 달린 문장을 식별할 수 있어야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문장은 복잡해졌고, 계보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면서 궁정에서 문장관은 매우 중요한 직책이 됐다.

 

아무튼, 이렇게 출발하고 중요했던 문장은 유럽 국가나 그들의 식민지배를 받아 유럽 문화에 영향을 받은 상당수의 국가에서 현재까지 문장을 사용하고 있으며, 오랜 전통으로서 국가 문장과 역사적 의미나 상징성 차원에서 활용하는 사례는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스포츠구단에서도 각 지역의 특징에 맞는 문장을 만들어 사용할 정도이니 그 활용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다.

 


새로운 대한민국 정부상징 무엇을 담고 있나

이러한 역사성을 배제하더라도 국가나 기업, 브랜드 등을 상징하는 도안으로서 문장은 많은 국가에서 활용하는 추세다. 물론 우리나라도 문장이 존재했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국가 상징이란 국제사회에 한 국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자기 나라를 잘 알릴 수 있는 내용을 그림, 문자도형 등으로 나타낸 공식적인 징표’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그만큼 오랜 세월에 거쳐 이어온 가치관, 신념 등 국가 정체성의 본질적 요소가 담겨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의 경우, 1949년부터 관례로 무궁화 문양을 국가상징으로 사용해 오다 1988년 ‘정부기에 대한 공고’가 발표되면서 공식화됐다. 이후 각 부처에서 정부기에 기관 명칭을 조합해 사용해 왔는데, 2002년 부처별로 개별 상징 로고가 사용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그리고 2016년 3월 15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전 부처에서 사용할 대한민국 정부상징을 하나로 통합, 디자인을 발표했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나라문장은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등 3부를 표상하는 상징이 별도로 존재하는데, 이중 행정부의 상징을 ‘정부상징’이라 칭한다. 

 

문체부에서 발표한 정부상징은 태극기의 청·홍·백 조합과 여백의 미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 1년간 정부상징체계 개발 추진단(이하 추진단)에서 역사와 전통, 미래 비전을 구현할 수 있는 소재로 ‘태극’이 가장 적합하다는 연구와 자문결과에 바탕을 두었다. 

 

또한 열린 조형성을 통해 국민과 세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진취적인 대한민국 정부를 표현했고, 새로운 정부상징 글꼴은 훈민정음 창제기의 글꼴을 현대적 감각에 맞춰 태극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기존 정부상징과 3월 15일 문체부에서 발표한 신규 정부상징 디자인 안

기존 정부상징과 3월 15일 문체부에서 발표한 신규 정부상징 디자인 안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의 역사성, 현재성, 비전을 담아라

국가마다 상징의 운용방침은 제각각이다. 크게는 통합형, 혼합형, 개별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기존의 대한민국 정부상징은 개별형에 속했다. 개별형은 부처별로 개성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정부조직개편이 이뤄질 때마다 기관별로 상징을 신설하거나 변경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고, 국민들 역시 정부기관의 이미지를 명확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면 외국의 정부들은 정부상징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 통합형_통일성을 유지하되 활용도를 높인다 

우선 통합형을 살펴보자. 통합형 정부상징의 가장 핵심은 국가 혹은 정부의 역사, 가치를 계승하고 디자인의 일관성을 유지하되, 활용성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통합형 정부상징의 대표적인 사례는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호주 등을 꼽을 수 있다. 

 

① 독일_역사와 국기 디자인의 활용성을 높였다

독일의 정부상징이 공식 채택된 것은 1950년 1월 20일로, 독수리 문장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사실 독일의 독수리 문장은 독일 지방에 있던 황조나 독일의 왕의 상징물로 오랫동안 사용됐다.

 

신성로마제국(962~1806)을 상징하는 독수리는 검은색에, 바탕은 황금색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배색에 대한 기원은 분명하지 않으나 현재까지 그 역사적 상징성은 유지되고 있다. 이어 독수리는 머리가 두 개 있는 독수리가 독일의 상징으로 등장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발톱, 다리, 혀와 부리가 붉은색으로 채색되면서 발전했다. 머리가 한 개인 독수리가 다시 등장한 시기는 1871년 프로이센 공국의 주도로 독일이 통일되면서였는데, 이는 수 백 개의 연합체에서 진정한 의미의 단일국가로 거듭난 것을 의미하기 위함이었다.

       

독일의 정부상징 변천사. 맨위(좌부터 우측)부터 신성로마제국, 프로이센왕국(1701~1918), 독일연방(1815~1866), 독일제국(1871~1918), 바이마르 공화국(1919~1933), 독일민주공화국(동독, 1949~1990), 독일연방공화국(서독, 1949~ 현재)의 정부상징

독일의 정부상징 변천사. 맨위(좌부터 우측)부터 신성로마제국, 프로이센왕국(1701~1918), 독일연방(1815~1866), 독일제국(1871~1918), 바이마르 공화국(1919~1933), 독일민주공화국(동독, 1949~1990), 독일연방공화국(서독, 1949~ 현재)의 정부상징 (출처: 위키백과)

 

 

독일은 정부상징의 독수리 문장에 국기를 세로로 길게 늘어뜨린 형태를 조합해 활용하고 있다. 

 

 

독일은 정부상징을 국기와 조합해 활용하고 있다.

독일은 정부상징을 국기와 조합해 활용하고 있다. (출처: 위키미디어)


 

독일 국기의 경우 언제부터 검정, 빨강, 노랑(문장에서 노랑은 황금을 의미, 독일인들은 국기의 노란색을 금색이라 부른다)의 색채로 이뤄지는지 분명치 않으나 확실한 것은 문장학 규칙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거 문장을 만들 때 두 가지 색이 섞이지 않게 하려고 가운데에 금속을 넣었는데, 독일 국기에서 금속에 해당하는 부분이 바로 노랑이다. 즉 문장학에 맞춰 구성하면 검정과 빨강 사이에 금색이 오는 것이 맞다. 이러한 규칙은 프랑스나 벨기에 등의 국기에서 명확히 지켜지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어떻게 독일 국기가 현재의 색채 순으로 변화되었는지에 대한 이견은 많지만, 분명한 것은 왕정이나 제국을 의미하기보다 ‘국민의 자유’를 상징하는 의미가 크다는 점이다.

 

 

② 프랑스_자유, 평등, 박애의 상징

1999년 9월 정부에 의해 제정한 프랑스의 정부상징은 젊은 여성의 초상이 실루엣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이 여성은 마리안(Marianne)으로,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하는 프랑스 국기인 삼색기와 함께 대혁명 이후 프랑스의 상징이 된 가상의 인물이다. 마리안은 또 다른 프랑스 상징인 ‘프랑스 수탉’이 민족, 역사, 토지, 문화를 상징하는 것과 대비된다. 

 

 

프랑스 국가상징은 마리안을 형상화한 모습과

프랑스 국가상징은 마리안을 형상화한 모습과 '자유, 평등, 박애'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출처: 위키미디어)

 

프랑스인들에게 마리안은 프랑스 혁명기인 1830년 프랑스 낭만주의 화가 들라크루아(Eugene Delacroix, 1798~1863)가 그린 한 손에는 장총을, 한 손에는 삼색기를 든 채 혁명의 선봉에 선 모습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떠올리게 한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1830), 들라크루아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1830), 들라크루아 (출처: 루브르박물관)


 

 

③ 네덜란드_국가상징에 비주얼 브랜딩을 적용

통합형 정부상징에서 주목할만한 사례는 바로 네덜란드다. 과거 네덜란드의 정부상징은 대한민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매우 복잡한 혼합형으로 운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덴티티 통합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 2007년 12월부터 2008년 중반까지 정부 로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네덜란드 정부상징 활용 예시

네덜란드 정부상징 활용 예시 (출처: 위키미디어)


 

경쟁 입찰을 통해 선정된 스튜디오 둠바(Dumbar)는 모든 채널과 시각적 표현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발현시키기 위해 비주얼 브랜딩 개념을 접목했다. 

 

둠바의 주요 과제는 규칙과 자유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규칙을 유지하기 위해 둠바는 정부를 표현할 수 있는 컬러 팔레트, 기본 레이아웃 그리고 타입 디자이너인 페터르 페르휠(Peter Verheul)과의 협업으로 새로운 서체를 디자인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네덜란드 정부상징은 한가지 로고와 디자인 시스템이라는 콘셉트로 175개의 각 부처의 디자인을 통일시켜 체계적으로 디자인해 정돈되고 명쾌한 정부를 표현했다. 

 

 

네덜란드는 정부상징과 서체개발, 색채 팔레트까지 개발해 활용성을 높였다.

네덜란드는 정부상징과 서체개발, 색채 팔레트까지 개발해 활용성을 높였다. (출처: 디자인 스튜디오 둠바)


 

④ 호주_가장 친숙한 동물을 정부상징에 활용

호주의 첫 공식 정부상징은 1908년 영국 왕실의 에드워드 7세 왕이, 현재의 문장은 1912년 조지 5세 왕이 승인하면서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의 호주 정부상징은 1901년 출범한 호주연방을 구성한 6개주를 상징하는 뱃지가 그려진 방패를 가장 친숙한 동물인 캥거루, 에뮤가 둘러싸고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방패 위 7개의 꼭지 모양을 한 별은 '오스트레일리안 크레스트(Australian crest)'라 불리우는데 6개 주와 자치주를 의미한다. 캥거루와 에뮤는 전진하는 나라를 상징한다는 의미에서 선정됐다. 호주는 앞서 언급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과 마찬가지로 통합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캥거루와 에뮤가 방패를 감싸고 있는 형태를 한 호주 정부상징

캥거루와 에뮤가 방패를 감싸고 있는 형태를 한 호주 정부상징 (출처: 호주 외교부 홈페이지)

 

 

● 혼합형_핵심 유지해 아이덴티티 혼란 최소화

① 미국_원형만 유지하면 어떤 디자인이든 OK

미국 정부의 상징은 원형의 테두리에 금색 부리와 발톱을 가진 갈색 흰머리수리가 방패를 지키는 모습을 하고 있다. 흰머리수리는 ‘다수에서 하나로(E pluribus unum)'이라는 라틴어 표어가 쓰인 두루마리를 물고 있는 데 이는 연방제를 상징한다. 흰머리수리는 왼발에 화살, 오른발에 올리브 가지를 쥐고 있는데 이는 각 13개씩으로 의회에 주어진 전쟁과 강화에 대한 권한을 상징한다. 흰머리수리 머리 위에는 구름을 뚫고 황금빛이 퍼져 나오고, 구름 안쪽으로는 13개의 별이 성좌를 이루고 있다. 

 

미국 정부 상징은 원형의 형태를 띠는데, 이 원형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을 제외하면 부처마다 자유롭게 디자인해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미국 정부상징은 원형의 테두리를 유지한다는 원칙 외에는 자유롭게 디자인이 가능하다.

미국 정부상징은 원형의 테두리를 유지한다는 원칙 외에는 자유롭게 디자인이 가능하다. (출처: 위키미디어)

    

 

 

② 영국_국장 유지하며 띠에 변화

영국의 국장은 영국 군주의 공식 문장이 사용되는데, 현재는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공식 문장이 사용되고 있다. 이 문장은 여왕이 군주로 공인 자격일 때 사용되며, 공식적으로 지배권의 문장 (Arms of Dominion)으로 알려졌다. 여왕 이외에 다른 왕족들도 각자 사용하는 왕실 문장이 다르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스코틀랜드 부에 의해 구별할 수 있도록 변형시킨 국장을 사용한다. 

 

현재 영국의 국장은 가운데 방패가 4등분 되어 있는 형태인데, 왼쪽 위와 오른쪽 아래는 정면을 향해 오른쪽 앞다리를 들고 왼쪽을 향해 걷는 자세의 사자 세 마리가 자리하고 있고, 오른쪽 위에는 붓꽃 무늬로 장식한 2중선 안에 뒷발로 일어선 스코틀랜드 사자, 왼쪽 아래는 아일랜드 상징하는 하프가 있다. 

 

방패 좌측에는 잉글랜드를 상징하는 왕관을 쓴 사자가, 우측에는 스코틀랜드를 상징하는 유니콘이 있다. 유니콘의 경우, 전설에 따르면 속박에서 풀려나면 위험한 짐승으로 돌변한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유니콘은 쇠사슬에 묶여 있다. 참고로 스코틀랜드식 국장에는 유니콘이 방패의 양쪽에 모두 있다.

 

영국의 정부상징 활용은 기본적인 국장은 유지하되 좌측 띠 색에 변화를 주는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영국의 정부상징은 문장은 유지하되 문장과 각 부처 문구 옆 바(bar)의 색에 변화를 주는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영국의 정부상징은 문장은 유지하되 문장과 각 부처 문구 옆 바(bar)의 색에 변화를 주는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출처: 위키미디어)

 

 

 

③ 덴마크_왕관 아이덴티티 유지, 현대적 표현에 자유성 확보

덴마크는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의 마크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왕관 문양을 조합해 사용하고 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덴마크 정부는 한때 막강한 군주의 권위를 상징한 왕관을 전통과 현대적인 표현을 조화롭게 결합해, 현대성, 개방성, 공신력을 나타내기를 원했다. 또한 세계화 속에서 잃어버리기 쉬운 국가 정체성을 확보하고 새롭게 단장해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국가 브랜드의 확립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를 위해 디자인그룹 콘트라푼쿠트(Kontrapunkt)를 통해 정부 차원에서 국가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실행했다. 콘트라푼크트는 왕국을 상징하는 왕관 문장을 바탕으로 덴마크 각 행정부와 중요 국립기관들에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는 시각적 아이덴티티를 만들었다. 이는 단절 없는 역사와 전통을 강조하면서 자연스럽게 국민이 공유하는 국가이미지로 표현되고 형성될 수 있었다.

 

 

덴마크는 왕관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되 다양한 형태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덴마크는 왕관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되 다양한 형태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출처: 위키미디어)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각 국가는 자국의 정체성, 역사성, 정책에 맞게 다양한 형태의 정부상징을 활용하고 있다. OECD 국가 34개국 중 일본, 폴란드 등 6개 나라만 정부상징과 독립적으로 행정기관 상징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외 국가들은 통합형 또는 혼합형의 정부상징이 있다. 

 

특히 비교적 최근에 프랑스(1988~1999), 독일(1996~1999), 네덜란드(2007~2011) 등 국가들은 국민이 쉽게 정부기관을 인지하고 부처 간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 상징을 통합 개편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를 토대로 2015년 3월 대한민국 정부는 1988년 이후 보완 작업이 일절 없었던 상징을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 새롭게 개발해 이미지 쇄신을 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정부상징체계 개발 추진단을 중심으로 상징소재 연구, 국민 인식조사, 국민 아이디어 공모 및 전시회, 전문사업단 공모 등을 거쳐 기본 디자인을 도출했고, 수차례의 검토와 회의를 거쳐 수정·보완했으며 정부협의체 회의, 부처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디자인을 완료했다.

 

 

문체부에서 발표한 신규 정부상징 디자인 안의 활용 예시

문체부에서 발표한 신규 정부상징 디자인 안의 활용 예시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물론 디자인 과정에서 나라문장과 기존 정부기 문양을 바탕으로 태극, 무궁화 등 소재 후보를 개발했다. 하지만 무궁화의 경우 꽃잎이 5개인 다른 꽃들과 변별력 있는 도상화가 어렵다는 점, 꽃을 활용하는 국가가 OECD 내에 일본과 대한민국밖에 없다는 의견을 수렴해 적합도 조사, 아이디어 공모,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를 토대로 ‘태극’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새로운 정부상징은 2016년 3월 국무회의 보고·확정된 후 3월 중 새로운 정부상징 적용기관을 부처 협의를 통해 확정하고 5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원칙적으로 모든 국가행정기관이 적용대상이나, 특정기능 수행기관으로 기능 표현이 중요하거나 기존 상징을 오랜 기간 사용해 대내외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일부 기관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를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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