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29
처음 시작은 명확치 않으나 한지는 예로부터 중국에서도 높이 평가 받을 만큼 품질이 우수한 지류에 속했다.
송나라때 손목의 〈계림지〉를 보면 “고려의 닥종이는 윤택이 나고 흰 빛이 아름다워 백추지라 부른다”고 언급될 정도였으니. 그 우수성은 신라시대 제조된 〈무구정광다라니경〉(704~751년)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계림지〉에서 언급된 백추지로 만든 것인데, 신라시대에는 백추지가 주류를 이뤘고, 고려시대에는 ‘견지’, ‘아청지’가 중국에서도 최고급지로 평가를 받았다.
비록 80여 가지의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제작공정 탓에 현재에는 펄프지에 화학처리된 산성지가 흐름을 주도하고 있지만, 한지의 명맥은 끊기지 않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기나긴 세월동안 변하지 않는 수명성, 보존성 그리고 심미성 측면에서 볼 때 한지의 가치는 더욱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한지의 뛰어난 기능성을 세계에 알리고, 한지를 활용한 디자인 상품의 해외진출 기반을 마련할 목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함께 2014년부터 올해까지 3회째 ‘독일 페이퍼월드’에 참가하고 있다.
페이퍼월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종이 박람회로, 올해에는 1월 30일부터 2월 2일까지 열린다.
이번 ‘독일 페이퍼월드(Paperworld Frankfurt 2016)’에는 ‘한지품질표시제’를 통해 선발된 14개 업체와 총 26종의 한지, 그리고 5회에 걸친 ‘한지 상품개발 디자인 경연대회’를 통해 뛰어난 디자인과 상품성이 입증된 한지 상품 17종, 60여 개의 상품들이 전시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페이퍼월드에서는 한지부스가 아시아 국가관이 아닌 메인관에 설치되는 만큼, 그 파급효과 역시 클 것으로 보인다.
한지부스에서는 한지 원지를 비롯해 소재, 개발상품 등을 다채롭게 전시해 관람객의 주목도를 끌어올리고, 한지 상품의 유통·판매를 위한 한지 상품 디자이너들의 현지 활동까지 지원하며, 세계 유수의 종이 관련 기관·단체와의 적극적인 교류 및 협력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간 많은 유럽, 미주, 아시아 등의 중이 유통사와 수집가, 전문 예술인들이 매년 ‘독일 페이퍼월드’에서 한지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2014년에는 바이어 상담건 111건과 전시 후 김현주 작가 등이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아트숍에 입점하기도 했고, 2015년에는 상담건 186건과 김현주, 그레이트마이너, 이유주, 김주성 등 미국, 스페인, 독일 아트숍 입점 및 팝업스토어에 참가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이번 ‘독일 페이퍼월드 2016’는 한지가 디자인 분야뿐만 아니라 소재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