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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전달을 위한 매개 공간, 리옹 콩플루앙스 박물관

건축디자인신문 에이앤뉴스 | 2016-01-04

 

 

리옹 콩플루앙스 박물관은 론강과 손강이 만나는 중간지점에 위치한다. 박물관 이름에서도 잘 드러나듯 100년 전에 인공적으로 확장된 반도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끝이 길쭉한 삼각형 대지에 들어서 있다. 설계는 세계적인 건축설계회사인 쿱 힘멜브라우가 맡았으며 건물 내외부에서 해체적인 속성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쿱 힘멜브라우는 우리에게 이미 부산 영화의 전당과 뮌헨 BMW벨트로 잘 알려져 있는 건축설계회사이다. 

 

기사제공 | 건축디자인신문 에이앤뉴스

 

 

 

박물관은 당초 인류학, 자연과학, 지구과학과 관련한 미술작품과 공예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으며 자연사박물관으로 계획되었다. 쿱 힘멜브라우가 지난 2001년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2006년 공사가 진행되면서 순조롭게 출발하였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2007년부터 2009년 사이에 한차례 공사가 중단되었고, 다시 2010년에 공사가 재개되어 지난 2014년 말에 이르러 마무리되었다. 

 


 

 

박물관에 적용된 개념은 ‘지식의 전달을 위한 매개체’로서 박물관 측은 기술, 생물학, 윤리의식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과학지식과 사회적 기능이 서로 만나는 역동적인 공간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지식의 박물관을 구현하기 위해 복잡하고 새로운 방식의 상징적인 통로가 우선적으로 개발되었다. 새롭게 들어서는 건물로 인해 대중과 방문자들의 동선이 막혀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 

 

건축가는 건물의 하부를 비워두고 그 곳에 공공공간을 만듦으로써 대지 동서측과 남측으로 이어지는 개방적인 흐름을 엮어주고자 하였다. 이는 남쪽으로부터 진입하는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상징적인 건축물로 도시개발의 시작점을 열게 하고자 한 건축가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박물관은 그 용도만큼이나 마치 희한하게 생긴 동물이 걷고 있는 생김새를 외형에 취하며 그 특이한 형태만큼이나 내부공간은 복잡하면서도 다이내믹하게 구성된다. 특수한 대지 특성에 맞게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건설과정에서 지반에는 536m의 기둥들을 단단히 땅에 박아 넣었다. 

 



 

건물은 길이 190m, 폭 90m, 41m 높이 규모로, 크게 기둥을 받쳐주는 하부의 주추(Plinth) 영역과 그 위의 크리스털(Crystal)과 클라우드(Cloud)의 개념으로 구성된다. 주추의 영역은 327석과 122석으로 형성된 두 개의 강당과 컨퍼런스, 회의실, 작업 공간 등의 영역이 자리하며, 전시를 위한 작업장과 주변 학교의 트레이닝을 위한 역할도 맡게 된다. 

 

북측에 면한 크리스털 영역은 박물관으로 진입하는 입구부로서 로비와 숍을 포함하며 건물의 해체적 특성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이다. 크리스털 영역을 통해 방문객들은 에스컬레이터, 계단과 원형램프 등을 통해 각각의 전시공간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연결통로를 통해 이어지는 여러 개의 레벨로 구성된 층별 공간 곳곳에서는 강의 수려한 전망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 진귀한 보석을 가공한 절묘한 모양을 취한 크리스털 영역은 특별한 지지대 없이 넓게 확장된 전시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관리실은 전시공간의 위쪽에 마련되어 있다. 

 

입구의 떨어지는 모양(drop-shaped construction)의 구조는 두 강이 합류하면서 만들어지는 난류를 반영한 것으로, 전체 철골구조의 하중을 1/3로 줄여준다. 마지막 영역은 필로티로 띄워진 건물의 상부에서 전시 영역 전체를 뒤덮고 있는 클라우드 영역이다. 클라우드 영역은 캔틸레버 방식을 통해 공중으로 한껏 들어 올려 형성되었으며, 5개의 기획전시실과 4개의 상설컬렉션, 워크숍을 위한 공공 아틀리에 등으로 구성된다. 

 

 

 

상부 공간에는 자유롭게 접근이 가능한 테라스 카페와 레스토랑이 자리한다. 클라우드는 교량 구조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비상계단과 샤프트를 포함한 3개의 콘크리트 타워와 12개의 지지대로 구성된다. 클라우드는 3mm의 스테인리스 스틸판으로 마감되었으며 표면은 호수에 비친 물결무늬를 재해석하여 반영한 것이다. 

 

계획부터 준공까지 14년이라는 꽤나 오랜 세월이 지난 탓에 건물은 그 자체로 진한 시간성을 듬뿍 담고 있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리옹 콩플루앙스 박물관은 여전히 앞서가는 디자인으로 우리에게 전해진다. 

 

그 속에는 몇 년마다 쉽게 변해가는 트렌드를 쫓기보다는 개념 자체의 독창성과 최적화된 구조적 솔루션을 통해 최상의 건축물을 구현하고자 한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에 실제적인 구현이 가능한 것이었다. 

 


Wolf D.

Wolf D.

 

Wolf D. Prix Design Principal of COOP HIMMELB(L)AU, Project Partner_ Markus Prossnigg 

자료_ COOP HIMMELB(L)AU, Photo by Duccio Malagam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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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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