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리뷰

비대면 행사로 언택트 시대 즐기기

2020-10-01

벌써 10월. 2020년이 석 달 밖에 남지 않았다. 이맘때가 되면 또 한 해를 보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올핸 유난히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한 해가 다 가버린 것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바로 코로나19 때문인데, 올 초부터 여가생활은 물론 일상생활도 어려울 만큼 많은 제약이 있었으니, 누구나 공감할만하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우리의 생활은 계속되어야만 했고, 그래서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 등, 등교와 출근을 대신하는 새로운 방식에 익숙해졌고, 화상 회의는 업무를 넘어 다양한 모임에 활용되고 있다. 전시나 공연 등의 문화행사는 대면방식을 대체하는 차원의 온라인 행사에서 벗어나 온라인만이 가진 특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온라인 스튜디오 몬의 교민과 함께 하는 문화재 탐구 교육 장면이다.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비대면으로 누리는 문화생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휴관에 들어갔던 박물관과 미술관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를 선보였다. 온라인으로 전시의 개막식을 중계하고, 전시를 설명하며 관람객과 만났다. 온라인을 통한 다양한 시도들은 전시를 또 다른 방식으로 즐기게 해주었고, 작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선사해 주기도 했다. 

 

여러 기관들은 전시를 소개하기 위한 영상, 작가에 대한 소개, 전시에 대한 정보 및 설치과정 등 다양한 콘텐츠를 온라인을 통해 공유한다. 이러한 방식은 관람객을 더 편하고 쉽게 작품을 이해하고 예술을 향유할 수 있게 한다. 온라인 콘텐츠는 오프라인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정보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그 예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린 김영나 디자이너의 전시 ‘물체주머니’는 휴관 기간에도 아티스트, 디자이너, 시인 등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전시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했다. 시인과 함께 물체주머니를 이야기하고, 수학을 통해 김영나 디자이너의 작품을 바라보며, 모바일 게임을 통해 전시를 경험하게 하는 등, 온라인 투어 및 온라인 실시간 워크숍 프로그램들은 전시 관람 및 작품 해석에 대한 열린 시각을 제공했다.

 

KCDF는 하반기 자체기획전 ‘컵’을 온라인 비대면 전시로 선보였다. 전시장 이미지를 시작으로 작품과 작가에 대한 소개와 아티스트 토크, 작품 제작 영상 등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됐는데, 전시기간동안 매일 업로드된 콘텐츠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흥미롭게 전시를 관람하게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1일 온라인 스튜디오 ‘몬(M:On)’을 개국,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하는 쌍방향 온라인 교육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모두를 위한 박물관’이라는 비전 아래 누구든, 어디에 있던, 일상의 삶 속에서 감동과 치유, 창조적인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로, 다양한 계층을 위한 강의, 체험, 실기, 전시 감상 등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서울문화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환경 속에서 예술인들이 온라인을 통해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30억 원 규모의 온라인 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 ‘아트 머스트 고 온(Art must go on)’을 진행하기도 했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예술은 계속되어야만 한다’는 이 말처럼 새로운 시대를 반영해 비대면 방식을 택한 행사들을 살펴본다. 

 

서커스 관람도 비대면으로


비대면 전시뿐 아니라 비대면으로 관람하는 서커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서커스를 온라인 동영상으로 관람한다면 그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없다.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은 그래서 국내 최초 ‘드라이브 인(Drive-in)’ 서커스 축제를 선보였다. 2018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서울 서커스 축제’를 코로나19로 인해 ‘드라이브 인’ 방식으로 개최했다. 

 

이번 '서울 서커스 축제'는 비대면으로 서커스를 관람할 수 있도록 진행된다. (사진제공: 서울문화재단)

 

 

매년 5월에 열린 축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두 차례 연기됐지만,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돼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차에 탄 채로 거리두기를 하면서 6m 높이의 줄 위에서 펼치는 공중곡예, 15m 상공에서 펼치는 화려한 불꽃과 로프 퍼포먼스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축제가 열리는 문화비축기지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공연 관람, 퇴장까지 모든 과정은 차량에 탑승한 채로 진행되기 때문에 공연자와 관람객 사이의 접촉을 최소화하며, 안전하고 쾌적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렌트카 관람석을 마련하고 매 공연 종료 후 차량 내부를 소독하는 등, 자가용이 없는 관람객도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했다.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문화생활 방식을 제안하는 차에서 즐기는 이번 서커스 축제는 오는 10월 11일까지 매주 금, 토, 일 총 74회의 공연이 열리며, 사전 예약으로 관람할 수 있다. 

 

새로운 포맷의 도서관 축제 ‘2020 서울지식이음축제·포럼’ 온라인 축제


‘서울지식이음축제·포럼’은 2008년부터 ‘서울 북 페스티벌’이라는 명칭으로 열리다 지난해 ‘서울지식이음축제·포럼’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Beyond Library’라는 슬로건으로 도서관을 넘어 모든 시민들을 위한 열린 축제를 개최했다. 올해 ‘서울지식이음축제·포럼’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발맞추어 공식 홈페이지에서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서울지식이음축제·포럼' (사진제공: 서울도서관)

 

 

‘2020 ‘서울지식이음축제·포럼’은 시민과 지식정보, 문화를 잇는 플랫폼으로서, 도서관의 역할을 고민하고 미래도서관의 새로운 모델에 대한 실험과 참여를 만들어가는 도서관 축제로, ‘떠들썩 도서관’이라는 부제 아래, 기존의 도서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색다른 프로그램과 온라인 콘텐츠들을 선보인다. 

 

이번 행사는 크게 세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LIVE 지식도서관’은 사회의 시대적 이슈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나누는 지식의 허브로서의 도서관을 주제로, 사서와 도서관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풀어내는 ‘서울지식이음포럼’과 책 이면에 숨겨진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오픈지식이음토크’를 진행, 10월 5일 이벤터스 웨비나(event-us)와 10월 12일 서울도서관 공식 유튜브 서울도서관TV에서 생중계된다.   

 

‘LIVE 문화도서관’은 미술, 음악,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문화적 체험의 장소로서의 도서관을 주제로 한다. 원밀리언댄스스튜디오의 안무가들이 서울도서관 곳곳을 누비며 자유롭고 이색적인 공간으로서 도서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라이브러리 에피소드’, 영감을 주는 글과 그림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재수작가가 시민들과 소통하며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해나가는 ‘작가x시민: 그-읽-쓰’, <도서관 여행하는 법>의 저자 임윤희 작가의 도서관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도서관에서 온 쪽지’ 등의 콘텐츠를 전달한다. 

 

‘LIVE 상상도서관’은 참여하는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도서관을 주제로, 시민들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펼치고 논의하는 해커톤 형식의 ‘DSI JAM’과 20명의 사람책이 100명의 독자와 함께 나누는 ‘(알맞은 때 The right time) 사람이 책이다 서울사람책도서관’, 축제 시민 자원봉사자들이 미래의 도서관을 상상하고 도서관과 축제를 홍보하는 ‘도돌이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다.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 세계에 전하는 한국의 공예 ‘2020 밀라노 한국공예전’


‘2020 밀라노 한국공예전’은 올해 비대면으로 전시가 이루어진다. 지난 4월 밀라노디자인위크 기간에 밀라노 팔라죠 리타(Palazzo Litta)에서 개최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행사가 취소됐다. 전시는 ‘밀라노디자인시티’라는 명칭으로 새롭게 전환돼 온라인 전시로 열리게 됐다. 

 

전시소개 이벤트 페이지 (사진제공: KCDF)

 

 

밀라노디자인시티는 밀라노 시가 주최하는 푸오리살로네 디지털 플랫폼이다. 

 

전시의 주제는 ‘오감과 색채의 향연(Shape of Senses, Shape of Colors)’. 강재영 예술감독이 기획한 전시로, ‘소리를 보다’, ‘색을 만지다’, ‘향을 듣다’라는 3가지 테마로 구성, 전시에서는 소리의 극치라 할 수 있는 타종과 그 공간을 채우는 향을 중심으로 극무채색((極無彩色)과 극채색(極彩色)을 동시에 포용하는 오색의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오감의 상호작용을 통해 내면의 체험과 성찰, 가시성과 비가시성, 실용과 미 사이를 넘나드는 한국공예의 넓고 깊은 세계를 보여준다. 

 

 

'2020 밀라노 한국공예전'은 온라인을 통해 한국공예를 전 세계에 전한다. (사진제공:KCDF)

 

 

나전, 금속, 회화, 도자, 한지, 옻칠 등 17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온라인 전시관에서는 120여 점의 작품이 영상, 사진, 텍스트 등의 콘텐츠로 제작돼 소개된다. 주요 콘텐츠는 전시 및 작가에 대한 소개글로 이루어진 텍스트, 프로필 및 주요 작품 이미지, 메인 콘셉트 및 티저, 작가별 인터뷰 등의 영상으로, 약 10개 채널, 20여 개의 페이지로 구성해 다양한 형태로 노출한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한국 전통 공예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공하고, 디지털 시대에 전 세계인과 현대 공예계에 한국 공예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이번 전시는 9월 28일부터 10월 10일 진행되는 ‘밀라노디자인시티’ 기간에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디지털 런웨이로 새로운 방식 선보이는 ‘21S/S 서울패션위크’


서울패션위크는 2000년 10월 ‘제1회 서울컬렉션’을 시작으로 봄과 가을, 연 2회 행사를 진행, 40회를 맞이했다. 올해 3월 개최 예정이었던 ‘2020 F/W 서울패션위크’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 하지만 오는 10월 20일 서울패션위크는 언택트 시대에 맞게 새로운 방식으로 ‘21S/S 서울패션위크’를 개최한다. 

 

이번 패션위크는 서울패션위크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비대면 디지털 런웨이를 선보인다. 일시적인 대안이 아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디자이너 브랜드 성장을 지원하고 패션사업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으로써 기존 패션쇼의 틀에서 벗어난 실험적인 방식을 시도한다. 

 

일반적인 패션쇼에서 런웨이의 맨 앞 줄인 프론트로우(Front Row)는 늘 유명 셀럽과 바이어들이차지하는 일종의 ‘권력의 상징’이었다. ‘2021S/S 서울패션위크’ 디지털 런웨이에서는 이 프론트로우가 사라진다. 전 세계 누구나 원하는 곳에서 랜션 1열에 앉아 패션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올해의 명예 디자이너 지춘희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패션위크의 메인 행사는 패션쇼로, 이번 패션위크에서는 ‘올해의 명예 디자이너’ 지춘희의 <미스지컬렉션>을 시작으로, 총 45명의 디자이너가 패션쇼를 펼친다. 6일간 총 45회의 쇼가 펼쳐진다. 

 

디자이너의 의상은 새로운 방식으로 촬영된다. 패션쇼장이라는 전형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서울의 다양한 장소에서 디지털 촬영 기술과 기법으로 의상을 담아낸다.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브를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이다. ‘서울컬렉션’은 2014년부터 서울패션위크의 공식 패션쇼장이었던 DDP를 벗어나 서울의 곳곳을 배경으로 진행되며, ‘제너레이션넥스트’는 ‘디지털 DDP 디지털 런웨이(Digital DDP Digital Runway)’라는 이름으로 DDP의 독특한 외관을 무대로 열린다. 

 

막시제이(MAXXIJ) 2021SS_ESCAPIST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런웨이에서 선보인 제품들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번 디지털 런웨이에서는 이러한 관행에서 벗어나 패션쇼의 제품을 그날 바로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씨 나우 바이 나우(SEE NOW BUY NOW)’ 방식을 도입한다. 패션위크 기간 동안 매일 밤 10시부터 1시간 동안 라이브커머스 전용 스튜디오에서 쇼호스트와 디자이너, 모델이 ‘라이브커머스’ 생방송을 진행하며, 소비자는 그날 런웨이에서 본 제품을 실시간 채팅 등의 소통을 통해 간접 체험 후 구입할 수 있다. 

 

국내 디자이너의 판로를 여는 라이브커머스뿐 아니라 국내 디자이너와 해외 바이어를 연결해 국내 브랜드의 해외 수주를 지원하는 트레이드쇼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10.14~10.21)도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서울디자인재단이 초청한 해외 유수 바이어들이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 전용 B2B 온라인 플랫폼(b2b.tradegns.com)을 통해 총 96개의 국내 참여 브랜드의 룩북과 상품별 상세 내역을 확인하고 1:1 비즈매칭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브랜드당 평균 10회 이상(일일 180회) 화상 수주상담이 바이어와 브랜드, 통역사 3자간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된다. 

 

‘DDP 디지털 런웨이’는 10월 20일(화)부터 25일(일)까지 6일간 진행되며, 모든 패션쇼와 라이브커머스 방송은 중국의 채팅앱 위챗과 네이버 등 글로벌 언택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인과 만나게 된다. 해외 패션 관계자 및 소비자는 나우패션(www.nowfashion.com) 홈페이지와 위챗 내 미니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 관람이 가능하며, 서울패션위크 공식 홈페이지(www.seoulfashionweek.org)와 유튜브, DDP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도 관련 사항을 볼 수 있다. 자세한 스케줄은 서울패션위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국립중앙박물관, 서울문화재단, 서울도서관, KCDF, 서울디자인재단

facebook twitter

#비대면 #언택트 #온라인 #온라인전시 #비대면전시 #비대면축제 #온라인문화행사 #온라인프로그램 #비대면으로문화행사즐기기 #드라이브인서커스 #서울지식이음축제포럼 #밀라노한국공예전 #디지털런웨이 #서울패션위크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