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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불확실한 시대, 지금을 기억하게 하는 일러스트 

2020-09-24

심플하지만 상징적인 이미지를 선보이는 일러스트레이터 팀 라한(Tim Lahan)의 전시가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갤러리 알부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팀 라한의 전시로, 코로나19로 인한 불안한 시기를 보내며 작가가 가졌던 생각과 고민들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된다. 

 

팀 라한의 전시 '우리는 지금 어디에' 포스터 이미지 (사진제공: 알부스 갤러리)

 

 

전시의 제목 ‘우리는 지금 어디에(Where were we)’는 팀 라한이 직접 정했다. ‘회상’에 대한 문구 ‘Where were we’를 통해 그는 코로나19가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기 전 세상은 어떠했고, 어떤 느낌이었는지를 기억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어색해진 자신의 일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자신의 작업을 통해 일상 속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하는 팀 라한은 이번 전시에서 팬데믹을 겪기 전과 상황을 마주하면서 작업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1층 공간에는 흑백으로만 이루어진 드로잉 작품들이 전시된다. 

 

 

 

 

1층 전시 전경 (사진: 디자인정글)

 

 

안정감이나 견고함을 만질 수 있는 오브제로 느껴지도록 표현한 ‘흑백 실루엣’ 연작들로, 여러 가지 요소들을 하나의 오브제로 평면화하고, 상황이나 사물들을 하나의 그림자로 단순화시켰다. 모든 것이 불안정할 때 붙들 수 있는 이미지들로, 하나로 이어진 음표, 사람, 자연물 등의 다양한 이미지들이 마치 서로를 의지하고 있는 듯하다. 

 

지하 공간에서는 팀 라한의 컬러 작업들을 볼 수 있다. 컬러풀하고 개성 있는 형태의 이미지들은 얼핏 보면 경쾌해 보이지만 이 일상의 오브제들은 지금 우리가 직면한 상황처럼 무언가로부터 어긋나 새로운 형태를 만들었다. 왜곡되고 변형된 형태나 이를 표현한 제목들에선 작가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불안과 걱정이 담겨있는 작품들에선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마주한 위기와 미국의 사회적 이슈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지하 전시장 전경 (사진: 디자인정글)

 

 

그는 이 작품들이 “무엇이 정상인지에 대한 우리의 개념이 불편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방식으로 변형될 때 함께 왜곡되는 평범한 사물들을 주로 다룬다. 삶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는 진리를 점차 이해하는 모습을 포착한 시도”라고 말했다. 

 

미국 서부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목예린 사진작가가 담은 팀 라한의 작업실 모습과 함께 팀 라한의 작품들을 담은 도서도 전시된다. 

 

목예린 작가가 담은 팀 라한의 작업실 모습과 팀 라한의 도서도 전시된다. (사진: 디자인정글)

 

 

직관적이고 간결한 형태로 시각적인 흥미를 유발하는 그의 작업은 뉴요커, 나이키, 키엘 등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에게 이러한 프로젝트는 그림이 물리적인 형태로 새로 태어나는 의미 있는 작업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팀 라한과 에이카 화이트와의 협업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그는 불안한 이 시기를 보내며 코로나 이전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보통의 일상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예전의 삶을 잊어버리진 않을지,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에 대한 두려움은 지금 이 땅을 살아가는 모두가 공감하는 감정일 것이다. 

 

팀 라한은 이러한 불확실한 시대에서 이 시기를 기억할 수 있는 메시지로서 자신의 작업을 선보이면서 우리의 안전과 사회질서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오늘을 기록하며, 우리의 과거와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25일까지 열린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알부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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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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