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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공간 설계를 통해 공동체에 대해 말하는 전시

2020-06-26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서로가 물리적으로 멀어진 지금 우리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바로 소다미술관의 ‘모으고 잇다 : gather together’다. 이번 전시는 건축적인 요소를 통해 사람과 사람 간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새로운 만남과 교감을 제안한다. 

 

2014년 10월 개관한 디자인·건축미술관 소다미술관은 방치됐던 대형 찜질방 건물을 미술관으로 탄생시켜 성공적인 도시재생사례로 꼽히기도 하는 곳이다. 2016년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 2017년 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하는 등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온 소다미술관은 개관 이래 건축가들과 다양한 주제의 공간 설치 전시를 기획하며 건축, 디자인 작품을 선보여왔다. 

 

‘모으고 잇다 : gather together’전 포스터

 

 

이번 전시 ‘모으고 잇다 : gather together’는 소다미술관의 2020년 기획전시로, 단순한 작품 전시가 아닌 사회의 문제와 과제들을 디자인을 통해 모색해온 소다미술관이 ‘공동체’를 키워드로 두고, 고립과 분열의 시대에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간 설계를 통해 건강한 공동체를 구축하고자 마련한 전시다.

 

전시에는 권순엽, 박수정·심희준, 서승모 등 세 팀의 건축가가 참여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건축디자인을 선보인다. 참여 건축가들이 구현한 공간은 관람객이 느슨히 교류하고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를 통해 미술관은 다양한 관계가 시작되는 열린 공간이 된다. 

 


SOAP 권순엽, <빛방울> ⓒ 진효숙

 

 

먼저 루프리스 갤러리에는 빛이 일렁이는 작품이 설치돼 있다. SOAP 권순엽 건축가의 <빛방울>로, 유연하게 설치된 작품은 바람의 움직임과 빛의 흐름에 따라 일렁이며 반짝인다. 바람과 빛에 반응하는 이 파빌리온은 반사 필름지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격자구조의 지붕으로, 설치물은 곡선으로 유영하며 공간 전체를 반짝거리게 한다. 

 

설치물 사이사이로 새로운 하늘 풍경을 보여주며 기존의 구조에 또 다른 모습을 부여하는 작품은 건축물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풍경뿐 아니라 인공과 자연, 실내와 야외의 경계에서 다양한 가능성과 확장성을 보여준다. 

 

 

건축공방 박수정·심희준, <메시지 덩굴> ⓒ 구본욱

 

 

미술관 라운지 공간에서는 공중에 달린 가방들을 볼 수 있다. 아치형 구조물에 달린 120개의 노랑, 연두, 초록의 가방들은 건축공방 박수정·심희준의 작품 <메시지 덩굴>이다. 숲속에 온듯한 느낌을 주는 이 가방들엔 관람객들의 이야기가 채워지고, 7개월간의 전시가 끝나면 가방들은 참여자들에게 무작위로 전달, 서로의 이야기를 전하며 사람과 사람을 엮는 메신저 역할을 하게 된다. 

 

공동체를 모으고 있는 설계를 통해 공동체 구성원 간의 관계를 만드는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이 작업에서 전시물 즉, 가방은 개인의 삶, 공동체의 일상으로 들어가 소통을 하면서 비로소 완성된다. 

 

 

사무소효자동의서승모, <대청, 단청> ⓒ 구본욱

 

 

사무소효자동의 서승모 건축가는 한옥의 중심 공간이자 연결 공간인 대청마루와 처마를 재해석한 작품 <대청, 단청>을 선보인다. 루프리스 갤러리에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마루와 처마의 폭은 한옥의 스케일을 충실히 따른 것으로, 한옥의 공간감을 그대로 전달한다. 단청을 떠오르게 하는 적색과 녹색의 색감,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감성을 전한다. 

 

대청마루는 개방된 공간이자 식구들이 모이는 장소로, 미술관에 맞게 재해석된 대청마루에서 관람객은 콘크리트 창 너머의 자연을 마주하고, 다른 관람객들과 우연히 만나기도 한다. 이러한 쉼터이자 공유 공간을 통해 사람을 모으고 연결하는 쉼터를 제안한다.

 

소다미술관의 장동선 관장은 “소다미술관은 매년 건축가들과 새로운 주제로, 공간의 다양한 쓰임과 가능성을 모색해볼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세 팀의 건축가들이 공동체를 주제로 설계한 작품 속에서, 수많은 관계와 이야기가 생성되고 다양성이 확장되는 것을 경험해볼 수 있다. 전시를 통해 관객은 사람과 사람 사이, 숨은 연결망으로 이어져 있는 ‘우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전시에 관한 아카이브를 함께 볼 수 있다. ⓒ 구본욱

 

 

무언가를 나누고 함께 공유할 때 느껴지는 ‘나를 이해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감정은 우리에게 위로와 안도감을 준다. 건강한 관계에서 비롯되는 이러한 감정을 소다미술관이라는 특별한 공간 속에 설치된 건축적 설치물을 통해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건축과 공간을 통해 사람 간의 관계와 그 사이를 채우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줄 이번 전시는 오는 11월 29일까지 열리며,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소다미술관(museumso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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