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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커피 자루부터 호텔 침구까지, 다양한 업사이클링 선보이는 디자인 환경문화 프로젝트 그룹

2020-05-13

업사이클링 사회적기업 하이사이클의 브랜드 이야기 ②

 

기온이 차츰 올라가면서 바야흐로 ‘아아’의 계절이 다가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자주 마시는 때가 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다. 커피자루로 가방을 만들고, 커피찌꺼기로 커피나무를 키울 수 있는 화분을 만들고, 버려지는 빨대와 일회용 음료컵으로 화분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하이사이클이다. 커피를 마시는 순간을 제외하고 커피를 즐기기 위한 모든 과정을 다시 새활용하는 하이사이클은 커피자루 업사이클링 소재를 비롯한 다양한 업사이클링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는 업사이클링 사회적기업이다. 

 

하이사이클의 커피자루 활용 제품

 

 

대표 제품으로 잘 알려진 커피자루 활용 제품은 하이사이클이 재탄생시킨 황마 소재로 제작된다. 2017년 기준 연간 230만 자루(60kg 기준)의 생두가 수입되는데, 이때 단 한 번 사용되고 버려지는 커피자루를 하이사이클은 탄소발생을 최소화한 친환경 가공 과정을 거쳐 재가공한다. 일반 황마 소재로 원단을 만들 때 발생되는 탄소배출량과 비교했을 때 약 97%의 탄소배출량을 저감하는 효과가 있고, 일반 합성섬유 소재의 원단 1장을 만들기 위해 발생되는 탄소배출량과 비교했을 때도 1.6% 수준에 불과한 하이사이클의 친환경 소재는 지난해 9월 환경부의 탄소발자국 인증을 받기도 했다. 커피자루를 좀 더 쉽게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소재는 브랜드 ‘주트:리(JUTE;RE)’로 탄생했다. 

 

다듬:이 에코백. 가볍고 튼튼한 것이 특징이다. 

 

각 커피농장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다양한 패턴들이 모든 제품에 조금씩 다르게 적용된다.  

 

 

주트:리는 다양한 디자인 제품라인 ‘다듬:이(Dadum:e)’에도 사용된다. 커피자루를 활용한 에코백과 파우치는 황마 소재로 제작돼 가볍고 튼튼하며, 모두 다른 패턴, 단 하나의 디자인으로 완성된다. 커피자루로 만든 화분커버와 바스켓은 천연소재인 황마 고유의 자연적 특성을 살린 제품으로 통풍과 배수가 잘 돼 식물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고구마, 감자, 양파 등의 식재료를 보관하기에도 좋다. 이 밖에도 다듬:이는 일회용 홀더를 대신하는 슬리브&코스터 세트,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공간을 장식할 수 있는 빈티지 가렌드, 넉넉한 크기로 서류보관에 좋은 서류케이스, 업사이클의 가치와 만드는 재미를 직접 느낄 수 있게 해주는 DIY 키트 등을 선보인다. 

 

연평균 1인당 커피 소비량 400여 잔, 그 많은 커피를 내릴 때 사용되는 원두는 단 2%이고, 나머지 98%는 찌꺼기로 버려지는데 그 양이 약 27만 톤에 이른다고 한다. 하이사이클은 매립 또는 소각 과정에서 토양오염과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이 커피찌꺼기로 ‘커피팟(Coffee pot)’을 만들었다. 커피콩 모양의 화분인 커피팟과 아라비카 커피나무를 키우기 위한 재배키트로 구성된 반려식물 커피나무 모종키트다. 

 

지금은 일회용품 사용 규제로 많이 줄었지만, 잠깐 사용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빨대도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하이사이클은 이 플라스틱 빨대도 제품에 활용했는데, 일회용 투명 컵과 빨대, 다육식물과 기타 재료들로 구성된 ‘빨대로 공중식물 업사이클 DIY 키트’는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일회용품을 재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호텔에서 사용되던 침구류를 활용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브랜드 ‘마음:이(maum:e)’도 하이사이클의 브랜드다. 최고급 소재에 아직 폐기되기엔 너무나 아까운 패브릭의 장점들을 모으고 환경의 가치를 담아 상생을 위한 제품을 디자인한다. 

 

하이사이클이 여러 브랜드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들

 

 

다양한 브랜드뿐 아니라 클래스, 강연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환경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디자인 환경문화 프로젝트 그룹 하이사이클의 이야기다. 

 

하이사이클 김미경 대표 interview


하이사이클은 어떻게 설립됐나요?
과거에 전시기획자이자 큐레이터로 활동을 했었는데요, 그러던 중 2008년부터 2011년도까지 중국 상해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일을 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 중국은 올림픽과 상해엑스포로 모든 도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어요. 그때 옛것의 가치와 의미를 살리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가는 도시재생이나 공공미술 사례들을 다루면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업사이클 프로그램과 비슷한 형태의 워크숍을 기획했었는데, 이런 공간 업사이클링 개념과 연계해 생각을 발전시키게 된 것 같아요. 

 

학부 땐 순수미술과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그때부터 기존의 것을 활용하는 작업에 흥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오브제 아트와 같은 기성 물건을 소재로 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작품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전선에 포크, 접시, 심지어 고추씨까지 사용해 그림을 그리곤 했었어요.

 

하이사이클의 멤버는 어떻게 구성되나요? 
소규모 회사로, 직원은 4~6인으로 구성돼요. 제품개발과 교육사업을 비슷한 비중으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디자인팀, 교육팀에 주트:리 라인을 확대하면서 소재연구팀을 추가했어요. 

 

다듬:이의 화분과 바스켓

 

 

다듬:이, 주트:리, 커피팟, 마음:이 등 여러 업사이클링 브랜드를 만드셨어요. 각각의 브랜드를 소개해 주세요.
다듬:이는 커피자루를 업사이클링한 브랜드에요. 커피콩의 수출입 시 생두 운반용으로 쓰고 폐기처분되는 커피자루의 가볍고 튼튼한 특성을 살려 패션/인테리어 라인을 전개하고 있어요.

 

새롭게 론칭한 업사이클 커피자루 브랜드 주트:리는 업사이클링에 관심 있는 분들이 보다 쉽고 편하게 업사이클링을 즐기실 수 있도록 친환경 공법으로 세척, 가공한 커피자루 원단을 판매하는 브랜드예요. 시중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일반 커피자루는 날 것 그대로라 먼지 날림이 많고 더러워서 활용하기까지 꽤 많은 수고를 들여야 하는데요, 그 부분이 이미 해결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원단인 거죠. 

 

커피팟은 커피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필요한 과정들을 직,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반려식물 브랜드예요. 커피묘목은 커피박(커피찌꺼기)을 업사이클링한 커피콩 모양 화분에, 커피나무는 커피자루를 활용한 화분에 담아 키울 수 있는데요, 커피나무를 키우는 재미는 물론 폐기물 자원순환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특징이에요. 

 

마음:이는 사람과 동물이 ‘같이 사는 가치’를 생각한 브랜드예요. 단순 반려견용품만이 아닌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제품인 거죠. 호텔 등에서 수거한 소중한 자원을 업사이클해서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입는 커플가운, 같이 나들이 갈 때 편안히 휴식할 수 있는 방석 등을 제작하고 있어요(하이사이클의 브랜드 이야기 1편 참고).

 

또, DIY 키트가 있는데요,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빨대로 구성된 DIY 키트는 집이나 학교에서 직접 업사이클링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디자인된 제품이에요. 지금은 정책으로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커피산업에서 많이 발생되고 있는 일회용 컵과 빨대를 이용해 깜찍한 다육식물을 넣을 수 있는 화분을 만들 수 있는데요, 제작에 필요한 준비물 외에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설명서가 동봉돼 있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어요. 컵, 빨대 외에도 유통기한이 지난 커피콩, 커피자루 파우치 등 다양한 종류의 DIY 키트가 있는데, 교육용으로도 안성맞춤이라서 학교나 기업의 환경 강의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답니다. 

 

이 밖에 교육, 전시, 프로젝트 등을 꾸준히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다듬:이, 주트:리, 마음:이 이름에 모두에 콜론을 넣으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하이사이클의 첫 브랜드 ‘다듬:이’를 만들 때 ‘-이’를 붙여 명사화하는 방식을 취했는데, ‘마음:이’와 ‘주트:리’도 비슷한 맥락이었고요, 우리말과 영어 표기를 함께 고려하면서 ‘-이, -리’로 끝나는 방식을 통해 ‘재생(Re)’의 의미를 담았어요. 그 재생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콜론을 사용했죠. 원래 의미상으로는 ‘Re:~’와 같은 형태가 맞지만, 브랜드의 의미와 소리, 표기할 때의 시각성을 고려해 뒤쪽에 콜론을 넣고 명사화하는 방식을 차용했어요.

 

다듬:이 파우치 백

 

 

다듬:이를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커피자루를 활용한 가방을 선보이신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2013년 소셜벤처로 하이사이클이 시작될 때 업사이클링을 통해 환경적 가치를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여러 가지 제품화할 소재를 다루다가 도시농업 쪽에서 커피자루를 텃밭에 활용하는 사례를 보게 됐어요. 커피자루는 황마로 이루어져 있어서 질기고 통풍이 잘 되면서도 생분해가 되는 천연소재인데, 커피를 좋아하는 저에게 무엇보다 산지 농장의 스토리가 담긴 예쁜 패턴들과 빈티지한 색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소재의 특징을 살린 활용법을 고민하면서 브랜드 다듬:이가 만들어지게 됐죠.

 

다듬:이 숨 쉬는 화분. 통풍이 잘 되고 튼튼해서 식물을 키우기에 좋다. 

 

 

다듬:이 화분에 식물을 심으면 통풍이 잘 돼서 식물을 키우기엔 참 좋을 것 같은데요, 모양이 흐트러지진 않나요? 
화분을 만들 때 광목 안감을 대어 흙은 잡아주면서 배수가 될 수 있도록 했어요. 겉감, 안감 모두 소프트한 천 재질이지만, 흙을 담고 식물을 심으면 모양이 예쁘게 잡히면서 가볍고 질겨 활용도가 높아요. 무엇보다 식물 생장환경에 좋은데, 통풍과 배수의 용이성 외에도 생분해가 되기 때문에 분갈이 시 큰 화분에 통째로 심을 수 있고, 뿌리 손상 없이 적응시킬 수 있어요.

 

커피자루 원단은 마 소재라 막연히 친환경적일 거라 생각했는데, 일반폐기물, 일반쓰레기로 버려진다는 것이 의외였어요. 
우리가 분리수거해서 재활용하는 품목들은 자원순환기본법을 따르고 있는데, 현재 커피자루는 순환자원으로 등록돼 있지 않아요. 저희가 좀 더 쓰임새를 늘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 순환자원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다듬:이 제품 제작에는 관악 시니어클럽 어르신들이 참여했다. 

 

 

커피자루활용 제품들의 제작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자루 선별 수거 - 짜임별, 활용별 분리 - 해체 - 세척 - 건조 - 용도별로 가공 - 건조의 과정을 거치게 돼요. 

 

소재 수급은 어떻게 하시나요? 직접 움직이시나요? 
저희의 꾸준한 업사이클링 활동을 통해 먼저 연락을 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호텔의 경우도 소재공급에 대해선 먼저 제안이 들어왔어요. 

 

여러 브랜드가 있는데 제품 디자인은 어떻게 하시나요? 
디자인팀에서 디자인을 담당하는데,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영역이 넓다 보니 멀티 업무 역량이 중요해요.

 

커피팟 커피나무 모종 키트. 커피찌꺼기로 만들어진 화분에 커피묘목을 심어 커피나무 키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커피팟의 경우 특별한 제조 기법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제작하셨나요?
커피슬러지와 재생 플라스틱을 혼합한 바이오매스 소재를 개발한 것으로, 금형을 디자인하고 이 소재를 넣어 사출하는 방식으로 제작됐어요. 

 

지금까지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처음 시도했을 당시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소재 수급에서부터 가공, 생산, 판매까지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진행이 어려운 제약 조건들이 많았어요. 지금도 각각의 단계에 딱 맞는 카테고리가 존재하지 않아 진입 자체가 어려운 시장이 있고, 관련 업체들의 의견을 반영해 새롭게 시도되는 정책들도 담당자나 담당 기관이 바뀌면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아울러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지속적으로 수행돼야 하는 것들이 단기적인 성과 요구로 와해되는 경우들도 종종 있어서 아직까진 어려움이 많아요.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학생 때부터 동경하던 광주비엔날레나 창업 초기 개인적으로 후원했던 세계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협업했을 때 무척 기뻤어요. 그린피스에는 제 이름으로 몇 번 기부한 적이 있는데요, 몇 년 뒤 그린피스로부터 저희 제품을 펀딩 리워드 제품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제의를 받게 됐어요.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진 거죠. 많은 사회적기업이 ‘잘 안될 거다’라는 회의적인 시선을 많이 받고, 그래서 작은 응원 한 마디가 정말 큰 힘이 되는데요, 이렇게 하이사이클의 뜻에 동참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힘들지만 보람차게 일하고 있어요.

 

하이사이클의 제품은 어디에서 만날 수 있나요?
DDP에 있는 SEF 매장과 서울새활용플라자(SUP)에 있는 SUPer Market에서 보실 수 있어요. 백화점이나 미술관 카페 등에서도 팝업스토어가 진행되기도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미정이에요.   

 

하이사이클 김미경 대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현재 주트:리의 활용을 확대해 사무용품과 팬시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주:트리를 좀 더 효율적이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개발해서 많이 알리고 싶어요. 더불어 수년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업사이클 교육강사 양성과정을 더 많은 분들께 인지시킴으로써 자원순환에 관심 있는 다양한 분들과 함께 업사이클링 활동의 지경을 넓히고자 합니다.

 

업사이클링 사회적기업 하이사이클의 브랜드 이야기 ① 기사 보기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하이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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