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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스누피와 함께 하는 ‘달 여행’

2019-10-30

1950년 미국의 만화작가 찰스 슐츠가 신문에 실은 4컷짜리 만화 ‘피너츠’에 처음 등장한 뒤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캐릭터가 된 스누피. 똑똑하고 상상력 풍부한 강아지, 스누피와 친구들을 다양한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롯데월드타워 8층에 위치한 롯데뮤지엄에서는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여 ‘투 더 문 위드 스누피(To the Moon with Snoopy)’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전시장 입구 벽면에 설치된 네온사인 ⓒ Design Jungle 

 

 

우주인이 된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

전시장 입구에는 우주선이 발사 전에 외칠법한 ‘All Systems Are Go!’라는 문구가 네온사인으로 설치돼 전시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상상하기 좋아하는 스누피는 역할놀이로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여 왔는데, 그중 우주인 스누피는 실제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와의 인연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투 더 문 위드 스누피’ 전은 스누피와 함께한 달 착륙의 역사를 보여주는 찰스 슐츠 뮤지엄 특별전이 구성돼 그 의미를 더한다. 

 

전시장에 설치된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 ⓒ Design Jungle 

 

 

나사는 1969년 아폴로 10호를 달로 쏘아 올리면서 달착륙선은 ‘스누피’, 사령선은 ‘찰리 브라운’으로 이름 붙였다. 아폴로 10호는 인간의 달 착륙을 위한 11호 프로젝트의 시험비행이었다. 아폴로 10호의 성공을 바탕으로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스누피는 나사 항공우주안전 마스코트로 사용됐으며, 지금도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는 우주복을 입은 스누피 모형이 서 있다. 

 

이번 특별전에는 1968년 시작된 ‘우주비행사 스누피’ 프로그램부터 스누피가 아폴로 10호를 거쳐 나사의 ‘세이프티 마스코트’가 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이 함께 전시된다. 

 

전시전경 ⓒ Design Jungle 

 

 

새롭게 탄생한 스누피과 친구들

전시장은 피너츠의 다양한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아 재창조된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전시구성을 선보인다. 장르의 한계 없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완성된 피너츠 캐릭터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요즘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다양한 캐릭터 전시와 달리 이번 ‘투 더 문 위드 스누피’전을 주목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권오상, 이동기, 홍경택, 홍승혜 등 한국 현대미술 대표 작가 19명은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아트, 스트리트 아트 등 재료와 장르의 경계를 넘은 100여 점의 작품을 새롭게 제작해 선보인다. 

 

스티키몬스터랩의 설치작품 ⓒ Design Jungle 

 

 

이번 전시를 위해 스티키몬스터랩은 달로 형상화된 찰리 브라운 머리 위에 등을 맞대고 앉아있는 스누피와 달 착륙선 스타몬을 설치한다. 그들만의 색채가 묻어나는 기하학적 형태의 캐릭터로 몬스터 우주의 소행성으로 구현한 작품을 선보여 관람객의 핸드폰 카메라 셔터를 멈출 수 없게 만든다. 

 

권오상, 〈Snoopy with Kids〉 2019 ⓒ Design Jungle 

 

 

사진과 조각이라는 서로 다른 매체를 혼합하여 실재와 환영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가 권오상은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보내준 사진으로 작품 〈Snoopy with Kids〉를 제작했다고 한다. 찰리 브라운과 함께 모여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만화 속 피너츠 친구들의 모습을 연상시키며 캐릭터들의 우정과 사랑을 함께 생각하게 한다. 

 

그룹 'MLH'의 영상설치 작품 ⓒ Design Jungle 

 

 

사진작가 목정욱, 설치미술가 이원우, 미디어 작가 허재영이 함께 작업하는 그룹 MLH는 자전하는 달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초대형 원형 거울을 설치한 영상작품을 선보인다. 반복되게 움직이는 설치물과 스누피 영상을 보다 보면 어느덧 거울 속에 비친 자신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고로 달을 향한 위대한 여정의 주인공은 관람객 ‘본인’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수경, 〈Translated Vase〉 ⓒ Design Jungle 

 

 

깨지고 버려진 도자기 파편들이 모여 스누피와 거대한 달로 재탄생하였다. 이는 전통적 재료인 도자기 파편을 재조합해 현대적인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는 이수경 작가의 작품이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달 탐사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스누피 아트 피규어가 설치된 전시전경 ⓒ Design Jungle 

 

재료 매체의 경계를 넘어

작품 이외에도 스누피 아트 피규어가 전시된다. 이번 스누피 아트 피규어는 플라스틱 대체 소재인 ‘에버모인ABS’로 제작된다. 참여작가들은 흰색과 검은색의 똑같은 스누피 피규어에 작가들의 개성이 담긴 콜라보를 완성 시켰다. 

 

전시전경 ⓒ Design Jungle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운 제이플로우, 매드빅터의 ‘스트리트 아트’는 달로 떠난 스누피를 주제로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고 있다. 우주 탐험의 이미지들은 자유와 도전이라는 스트리트 아트의 저항 정신과 결합되어 힙한 느낌을 준다. 이번 작품들은 현대미술의 새로운 영역으로서 자생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스트리트 아트의 생명력을 함께 공감하는 자리를 마련해 의미를 더한다. 

 

찰스 슐츠의 캐릭터와 감동적인 이야기들은 작가, 영화 제작자, 작곡가 등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데, ‘피너츠 글로벌 아티스트 콜렉티브’라는 이름 아래 7명의 세계적인 현대미술작가가 활동 중이다. 이들 중 이번 전시에는 미국 팝아티스트 케니 샤프(Kenny Scharf)와 프랑스 그래픽 아티스트 앙드레 사라이바(André Saraiva)가 참여한다. 

 

케니 샤프는 화려한 색채의 우주를 배경으로 피너츠 캐릭터의 그림 선을 3차원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이며, 앙드레 사라이바는 이번 전시를 위해 최초 공개하는 드로잉, 페인팅과 애니메이션을 전시한다. 
 

정크하우스, 〈Snoopys Monster House, Space Cowboy1, Space Cowboy2〉 2019 ⓒ Design Jungle 

 

이번 전시는 스프레이 페인팅, 아트 피규어, 일러스트 등 상업미술과 순수미술의 영역을 넘나들며 대중과 호흡하는 젊은 작가들이 함께 참여해 대중문화 속 이미지들을 자유롭게 소비하며 예술의 영역을 확장 시킨다. 

 

‘스누피 런웨이’ 전시전경 ⓒ Design Jungle 

 

 

‘인싸’가 된 스누피

전시 후반부에는 ‘스누피 런웨이’라는 주제로 전시가 구성된다. 스누피 런웨이에서는 패션 디자이너들이 직접 제작한 스누피, 찰리 브라운, 루시의 의상들이 전시된다. 디자이너들은 스누피와 친구들을 위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의상들을 제작했다. 화려한 드레스부터 한복까지 다양한 의상으로 갈아입은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다. 

 

이정우 디자이너는 <스누피의 실크로드>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제작했다. 피너츠 캐릭터들에게 전통적인 색과 선이 어우러진 색동과 실크 소재를 사용한 귀여운 어린이용 한복을 입혔다.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원단에 다양한 패턴을 수놓은 젠피젠피는 브랜드 특유의 리소그라프 판화기법을 구현한 의상을 선보여 피너츠가 보여주는 동심의 세계를 극대화한다. 최윤정 디자이너는 인류의 위대한 도약으로 우주 탐험의 시작을 알린 달 착륙의 모티브들을 재해석해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우주복을 캐릭터들에게 입혔다. 

 

전시벽면에 설치된 문구들 ⓒ Design Jungle 

 

전시전경 ⓒ Design Jungle 

 

 

마지막으로 3D로 피너츠 캐릭터를 감사할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해 공간마다 캐릭터들과 사진을 찍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흥미를 더하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플래시가 꺼진 상태로 핸드폰으로 사진 촬영이 가능해 귀여운 피너츠 캐릭터를 다양한 각도에서 담아낼 수 있다. 벽면 곳곳에 깨알같이 그려진 스누피와 우드스탁의 경고문구와 표시판은 작품들과 함께 어우러져 전시를 관람하는 재미를 더한다. 전시는 2020년 3월 1일까지 펼쳐진다.

 

에디터_ 한혜정(hjhan@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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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정 객원기자
경계를 허무는 생활속 ART를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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