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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찰나로 순간으로 만나는 파리의 모습 ‘매그넘 인 파리’ 

2019-10-17

프랑스 파리는 낭만과 예술의 도시이자, 자유와 혁명의 도시이다. 피상적인 화려함 뒤에 가려진 도시의 이면을 느낄 수 있는 사진전을 소개한다. 

매그넘 포토스(Magnum photos)에 역사의 시작점인 프랑스 ‘파리’를 주제로 한 사진작품을 선보이는 ‘매그넘 인 파리’ 전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이번 전시에서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로버트 카파, 마크 리부, 엘리엇 어윗 등 20세기 사진의 신화로 불리는 매그넘 포토스의 소속 작가 40명의 시각으로 담아낸 파리의 모습을 만나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매그넘의 정식명칭은 ‘매그넘 포토스’이다. ‘불의에 맞서 세상의 진실을 담는 큰 그릇’을 의미하는 매그넘 포토스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947년도에 로버트 카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데이비드 시무어, 조지 로저 등 당대 최고의 보도사진 작가 4명을 통해 창립됐다. 현재는 미국과 유럽 등 세계적인 보도사진사들의 에이전트로 잘 알려져 있다. 

 

(사진제공: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매그넘 인 파리’전은 총 12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참여 작가의 소개 영상을 시작으로 관객이 이해하기 쉽도록 스토리 형식으로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파리, 가난과 전쟁으로 물들다(1932~1944), 재건의 시대(1945~1959), 낭만과 혁명의 사이에(1960~1969), 파리의 오늘과 만나다(1990~2019) 등은 시대순으로 작품을 나열해 관객의 동선까지 배려하고 있다. 파리의 시대적 배경을 담은 사진들을 통해 지금과 다른 파리의 모습을 엿볼 수 있고, 구도와 색채, 빛의 상태를 통해 작가의 예술적 감각을 느낄 수 있으며, 찰나의 순간을 미적 감각으로 포착한 사진가들의 테크닉컬함은 탄성을 절로 자아낸다. 

 

‘매그넘 인 파리’ 전시 전경(사진제공: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이어 다양한 파리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전시가 펼쳐진다. 
파리의 일상을 담은 122컷의 사진으로 만든 영상이 설치된 ‘플라뇌르(Flâneur), 파리의 산책자’전에서는 패션, 혁명, 재즈, 파리의 거리, 유머, 키스 등의 8개의 카테고리로 나눠진 영상을 통해 옛 파리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예술과 일상, 과거와 미래, 진실과 허구, 영원과 순간 등 상반된 두 영역의 경계를 넘어선 작품을 통해 사진 예술영역의 무한한 확대를 느낄 수 있다. 

 

‘매그넘 인 파리’ 전시 전경(사진제공: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특별전 엘리엇 어윗의 ‘Paris’에서는 파리의 거리 곳곳과 파리지앵의 일상 그리고 그곳에 사는 동물 등을 담고 있는 작품 40점이 전시된다. 일상에 대한 섬세한 관찰이 느껴지는 작품을 통해 동시대의 다양한 삶의 모습과 이야기를 느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예술 개념의 확장과 더불어 물리적으로도 사진이 일상공간으로 확장되어 관람객과의 상호 소통과 경험을 통해 이해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모습까지 엿볼 수 있다. 

 

‘매그넘 인 파리’전시 전경(사진제공: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사진제공: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인물사진은 단순하게 인물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른 깊은 사고의 결과물이다. 
‘파리지앵’에서는 피카소, 푸코, 들뢰즈, 칼 라거펠트, 에마뉘엘 마크롱, 에디트 피아프 등 파리에 거주했던 세계의 지성사와 예술사를 바꾼 거장 24명의 초상사진이 전시된다. 이미 과거의 모습이지만, 사진을 통해 그들의 만나는 기회 즉, 역사적 실체와 조우하는 색다른 경험을 마련해준다. 

 

‘매그넘 인 파리’ 전시 전경(사진제공: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파리의 패션 세계를 렌즈로 담은 ‘파리, 패션의 매혹’전에서는 파리의 패션 산업을 가늠할 수 있는 작품 41점이 전시된다. 
‘살롱 드 파리(Salon De Paris)’에서는 화려하고 낭만적인 파리의 원형이 구축된 나폴레옹 3세 시대의 파리를 조망하기 위해 당시 파리의 풍경이 담긴 1800년대의 고서 및 지도와 일러스트 32점을 선보인다. 

 

(사진제공: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제3전시실에는 프랑스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전시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을 예술 장르의 반열에 올려놓은 사진가라는 평을 받고 있는 그의 사진 40점이 전시된다. 
물이 고인 웅덩이 위로 뛰어넘고 있는 중년 남성을 순간 포착한 〈세인트 라자르 역 뒤편의 유럽 광장〉을 비롯해 결정적 순간을 담아낸 사진작품을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매그넘 인 파리’ 사진전은 일상의 물건과 주변의 풍경을 함께 촬영해 대상의 구체적인 모습까지 연결한다. 은유와 상징의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시대성이 반영된 일련의 키워드 형식의 기록들을 예술적 단계로 승화시켜 보여준다. 
역사적 경계를 넘어 무한히 확장되어 가는 사진기술의 새로운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며, 관객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사진작품을 보다 친근하게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의 기획으로 2014년 파리 시청에서의 전시를 시작으로 한 이번 전시는 2017년 교토의 대표적 미술관인 교토문화박물관 전시에 이은 3번째 순회 전시이다. 전시는 2020년 2월 9일까지 열린다.

 


에디터_ 한혜정(hjhan@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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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정 객원기자
경계를 허무는 생활속 ART를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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