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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현대 생활 문화의 바탕, 모던 디자인 다시 보기

2019-10-02

바우하우스는 100년이 됐지만 그 정신은 여전히 남아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수많은 디자이너들의 노력은 새로운 혁신을 낳았으며, 우리는 그러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지금의 문화와 디자인을 누리며 살고 있다. 

 

‘바우하우스와 현대 생활’ 2층 전시 전경

 

 

현대 생활의 바탕이 된 바우하우스와 모던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 ‘바우하우스와 현대 생활(Bauhaus and Modern Life)’이 금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금호미술관 3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개관 30주년을 맞아 전시를 통해 지난 활동을 돌아보는 금호미술관의 두 번째 전시다. 

 

금호미술관은 그동안 ‘유토피아: 이상에서 현실로’, ‘키친: 20세기 부엌과 디자인’, ‘BIG: 어린이와 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 건축 관련 전시 개최를 통해 모던 디자인과 주거 문화 등 생활환경을 둘러싼 콘텐츠를 선보여왔으며, 디자인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전해왔다. 유럽 모던 디자인을 소개한 이 세 차례의 전시를 선보이며 금호미술관은 유명 건축가 및 디자이너들의 20세기 문화사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생활 가구들을 소장하게 됐고, 바우하우스의 상징적인 디자인 오브제 등 500여 점의 디자인 컬렉션을 수집했다.    

 

‘바우하우스와 현대 생활’은 금호미술관의 컬렉션을 바탕으로 바우하우스와 그 이후 현대 생활 문화의 원류로서의 모던 디자인을 다시 살펴보는 전시다. 

 

특히, 올해는 바우하우스 탄생 100주년으로 전시는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세계 최초의 디자인 교육기관이자 조형 운동으로, 이상적인 세계를 위한, 산업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미적 형식을 만들어내고자 했으며, 더 나은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자 했던 디자이너들의 시도는 바우하우스 이후에도 계속되면서 현대적인 심미성과 취향, 보편적인 생활 양식에 영향을 끼쳤다. 새로운 시대를 위한 20세기 디자이너들의 실험과 혁신은 지금까지도 우리의 생활에 남아있으며, 전시에서는 이들의 영향력과 이들이 남긴 유산을 확인해볼 수 있다. 

 

전시에서는 금호미술관의 디자인 컬렉션 중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 루드비히 미스 반데어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 빌헬름 바겐펠트(Wilhelm Wagenfeld) 등의 바우하우스 오리지널 디자인과 루이지 콜라니(Luigi Colani), 아르네 야콥센(Arne Jacobsen), 찰스와 레이 임스(Charles and Ray Eames) 등 유럽 및 미국 디자이너들의 가구와 주방 오브제, 어린이 가구 등 바우하우스 오브제를 중심으로 한 12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전시는 크게 ‘바우하우스: 새로운 시대의 미술 형식으로서의 모던 디자인’과 ‘금호미술관의 20세기 모던·빈티지 디자인 컬렉션’, ‘이념으로서의 바우하우스, 그 이후의 이해와 수용’으로 구성된다. 

 

‘바우하우스: 새로운 시대의 미술 형식으로서의 모던 디자인’
2층과 3층 전시실에서는 신소재와 최신의 기술로 이전과는 다른 미적 형식과 생활상을 가능하게 한 바우하우스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실용성을 기초로, 장식성이 배제된 디자인은 단순하고 기능적인 형태를 띤다. 조명, 식기 등의 생활 소품은 가구와 함께 어우러져 일상의 풍경을 연상시킨다. 전시장 벽에는 디자인의 바탕으로서 바우하우스에서 교육됐던 조형 언어를 살펴볼 수 있도록 월 그래픽으로 기초 도형과 원색의 도형들을 제작, 설치했다. 

 

2층 전시실에 들어서면 마르셀 브로이어와 칼만 렝옐의 책상과 의자와 마리안느 브란트의 탁상시계와 재떨이, 발터 그로피우스의 다기 세트, 아돌프 마이어(Adolf Meyer)와 빌헬름 바겐펠트의 천장 조명, 커트 피셔(Curt Fischer)의 책상용 조명 등을 볼 수 있다. 강철 파이프를 사용한 여러 가구들이 어우러져 있는데, 그중엔 사용하지 않는 테이블을 다른 테이블 아래에 넣어 보관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마르셀 브로이어의 〈탁자 세트 B9〉(1925/1926)도 있다. 많이 보았던 익숙한 디자인이다. 브로이어로부터 영향을 받은 칼만 렝옐의 마르트 스탐(Mart Stam)의 의자도 전시된다. 

 

 

2층 안쪽 전시실에서는 유리 제품 및 세라믹 다기 세트 등이 전시된다. 

 

 

2층 안쪽 전시실에서는 크리스찬 델과 마리안느 브란트의 조명, 빌헬름 바겐펠트의 유리 제품 및 오토 린디히(Otto Lindig)의 세라믹 다기 세트 등이 전시된다. 바우하우스 시기의 절제된 미감을 잘 보여주는 공예 작품들로 유리 소재의 공예품은 산업 생산에 적합한 형태와 재료가 적극적으로 실험되고 사용됐음을 보여준다. 빌헬름 바겐펠트의 〈쿠부스 저장 용기〉(1938)에서는 현대의 주방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유리 용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3층 전시 전경

 

 

3층에서는 금호미술관 디자인 컬렉션의 주요 작품들이 전시된다. 마르셀 브로이어, 페르디난트 크라머(Ferdinand Kramer), 에리히 디크만(Erich Dieckmann) 등 바우하우스에서 공부했던 디자이너들의 견고한 나무 재료와 기하학적인 조형이 특징인 1920-30년대 빈티지 의자들 사이로, 빨강, 노랑, 파랑 삼원색으로 이루어진 삼각형 형태의 가구가 눈에 띈다. 바우하우스에서 스승인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로부터 영감을 받아 삼원색과 기하학적 형태로 디자인한 페터 켈러의 〈칸딘스키 컨셉의 요람〉이다. 

 


3층 안쪽 전시실 전경

 

 

3층 안쪽 전시실은 마르셀 브로이어, 루드비히 미스 반데어로에, 한스와 바실리 루크하르트(Hans and Wassili Luckhardt)가 디자인한 가구와 상징적인 오브제로 꾸며진다. 뒷다리 없이도 하중을 이길 수 있도록 디자인돼 20세기 의자 디자인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캔틸레버 안락의자도 전시된다. 브로이어의 〈유리 진열장 S40〉(1925/2008)에는 바겐펠트가 제작한 1929년의 금속 〈주전자〉, 1930년대의 유리 소재 〈다기 세트〉와 〈화병〉, 브란트의 〈과일 접시〉(1929), 〈냅킨꽂이〉(1930년대) 등이 들어있다. 

 

‘금호미술관의 20세기 모던·빈티지 컬렉션’
지하 바깥 전시실에서는 10여 년에 걸쳐 수집된 금호미술관 디자인 컬렉션 주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알록달록한 색의 유기적인 형태의 디자인뿐 아니라 견고하게 제작된 심플하면서도 기능적인 어린이 가구가 전시된다. 

 

지하 전시실에서 볼 수 있는 어린이 가구 컬렉션

 

 

카페 의자로 유명한 토네트의 어린이용 〈No. 14〉(1859), 나나 디첼(Nanna Ditzel)의 유아용 식사 의자, 상상력과 창의력 발달을 위한 엔조 마리(Enzo Mari)의 입체 조립 퍼즐,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되는 레나테 뮐러(Renate Müller)의 삼베 인형 등 어린이를 위한 가구와 장난감에서는 어린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재료와 기술의 변천을 살펴볼 수 있고, 장 푸르베(Jean Prouvé), 아르네 야콥센, 루이지 콜라니 등의 책상과 걸상에서는 학습용 가구의 재료 및 형태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성인 가구와 같이 조형미와 기능성을 지닌 어린이 가구 컬렉션은 디자이너들의 자유로운 조형 실험과 아이들의 성장 단계와 발달을 고려한 그들의 탐구 흔적을 짐작하게 한다. 

 

특색있는 부엌들과 복합적인 기능을 지닌 어린이 침대

 

 

지하 안쪽 전시실에서는 부엌 가구와 주택 건축을 통해 주거 공간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복사기 크기 정도 되는 부엌과 옷걸이처럼 긴 기둥에 주방의 여러 기능이 장착된 부엌이 독특하다. 조에 콜롬보(Joe Colombo)의 〈미니 키친〉(1963), 슈테판 베베르카(Stefan Wewerka) 의 〈키친 트리〉(1983)다. 〈프랑크푸르트 부엌〉(1926)의 소장을 계기로 시작된 디자인 컬렉션 수집 작품 중 특색 있는 부엌들이 소개되며,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와 샤를롯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이 설계한 〈유니테 다비따시옹 부엌〉(c. 1952)도 전시된다. 

 

책상과 수납공간, 침대까지 갖춰진 가구도 있다. 놀며 공부도 하고, 잠도 잘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복합적인 기능을 지닌 이 가구는 루이지 콜라니가 디자인한 어린이 침대 〈라펠키스트〉(1975)다.

 

다양한 의자와 〈바이센호프 주거단지〉의 건축도면도 전시된다.

 

 

이와 함께, 조형성과 실용성이 조화를 이루는 임스 부부의 커피 테이블과 흔들의자, 덴마크 대표 디자이너 아르네 야콥센의 〈릴리〉(1950년대) 의자, 어린이용 〈모스키토〉(1955) 의자 등을 볼 수 있으며, 전시 ‘유토피아: 이상에서 현실로’에서 선보였던 〈바이센호프 주거단지〉의 건축도면도 일부 전시된다. 〈바이센호프 주거단지〉 프로젝트는 슈투트가르트시의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돼 새로운 건축 양식을 창출하며 사회적, 기술적, 미학적 변화를 이끌었다. 

 

‘이념으로서의 바우하우스, 그 이후의 이해와 수용’
1층에는 바우하우스에 대해 탐구를 도모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자유로운 탐색과 연구, 대화의 장이 마련돼 있다. 1층 공간에 마련된 한국디자인사연구소의 〈바우하우스 뉴스 아카이브〉에서는 1930년대부터 최근까지 국내 일간지에 게재됐던 바우하우스 관련 기사들을 통해 한국 사회의 바우하우스에 대한 이해를 살펴볼 수 있다. 1층 전시실에는 한경우 작가의 〈선큰 스퀘어〉가 설치돼 있다. 관람객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비치된 디자인 관련 서적을 볼 수 있고, 연계 프로그램 바우하우스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열린 강연’ 시리즈(‘바우하우스 디자인 교육 다시보기’, ‘바우하우스 이후의 디자인: 지속과 단절’ 등)도 진행된다. 이 밖에도 공간은 디자인과 관련된 콘텐츠의 모임 및 세미나를 가질 수 있는 등, 관람자와 디자인 연구자를 위한 플랫폼으로써 공유된다. 

 

바우하우스의 영향력과 20세기 디자이너들이 남긴 유산을 통해 우리의 생활과 문화를 돌아볼 수있는 이번 전시는 2020년 2월 2일까지 열린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금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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