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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지, 한국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

2006-01-27

가을 낙엽을 밟으며 마시는 뜨거운 커피향의 느낌이랄까. 감미롭기도 하고 때론 혀를 자극하기도 하는 그 향기처럼 케니지의 음악은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컨템포러리 재즈분야 대중적 인지도 1위, 세계적으로 7000만장의 음반판매량을 기록하며 전세계 10명중 1명이 그의 음반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최고의 색스폰 연주자' 케니지가 지난 1월 24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가졌다.

한국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

공연에 앞서 ‘미국을 제외하고 한국은 내가 가장 편안하게 생각하는 나라'라고 밝힌 바 있는 그는, 공연 중에도 한국사랑을 어김없이 표현했다. 대부분의 해외 뮤지션들이 간단한 영어로 말하거나 음악만을 연주하는 것과는 달리, 케니지는 한국어로 첫인사를 건네고 밴드소개를 직접 하는 등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한 첫 무대에서 색스폰을 몇 분 동안 끊이지 않고 계속 연주했는데, 관객들이 신기해 하자 ‘코로 숨을 들이마시면서 동시에 내뿜기 때문'이라며 한국어로 더듬거리며 설명하는 자상함까지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케니지가 직접 소개한 ‘특별한 친구' 성시경은 케니지의 색스폰 연주에 맞춰`Careless Whispher`를 부르는 등 멋진 무대를 펼쳤다. 성시경은 “몇 년 전 케니지의 내한공연 때 팬으로서 객석에 앉아 있었다.”며 “이렇게 가수가 되어 한 무대에 서니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케니지와 성시경은 지난해 4월 수요예술무대에서 함께 연주 한 적이 있는데 케니지가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무대에 같이 서고 싶다'는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를 울리고 마음을 울리는 연주

음악은, 귀를 즐겁게 한다. 특히 색스폰처럼 맑은 악기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케니지의 연주는 귀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울리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외모 때문인지, 영화나 CF등에서 자주 들어왔던 익숙한 음악 때문인지 공연 내내 줄곧 편안한 기분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8000여명의 관객들도 때론 눈을 감고, 때론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면서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박수를 강요하지 않아도, 함성을 강요하지 않아도 그의 신들린듯한 연주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연주를 본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음악만을 들었을 때와는 확실히 다르기 때문이다.) 마치 최면에 걸린 듯 넋 놓고 감상을 하는, 바로 이런 것을 두고 ‘마음을 울리는 음악'이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그의 아름다운 연주는 앵콜곡을 연주할 때 최고조에 이르렀다. 무대를 비우고 들어간 케니지는 관객들이 끊임없는 박수를 보내자 ‘아리랑'을 연주하며 다시 무대에 올라왔다. 6년동안 그가 다시 와주기를 기다린 관객들을 위해, 공연장을 떠나지 않고 다시 무대에 조명이 켜지기를 기다린 관객들을 위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자랑스러운 음악을 연주해 준 것. 그의 ‘특별한 음악 선물'을 받은 관객들은 열렬한 환호로 보답하며 뜨거운 무대를 마감했다.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관객들 사이를 다니며 연주하거나 특별한 사연을 가진 관람객을 위해 연주를 해 주는 등 열과 성을 다했던 공연.

감미롭고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거나, 재즈바에서 시원한 맥주한잔을 들이키고 싶을 때, 혹은 어디선가 귀에 익숙한 아리랑이 들려올 때, 그럴 때마다 이번 공연에서 케니지가 보여준 멋진 음악이 떠오를 듯 하다.

김규남 기자 hipys@pla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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