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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세오갤러리 예술실천전 "공유하는 신감각"
미술

무료

마감

2010-08-09 ~ 2010-08-20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seogallery.com
예술실천전은 세오갤러리에서 회화, 조각, 사진이라는 시각예술의 전통적 장르에서 출발하면서 다양한 매체를 접목하여 현재를 실험하는 새로운 작업을 보여주는 전시다.
젊은 작가들은 고정되지 않은 유동적 시선에서 공기와 같은 흐름처럼 각자의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시각적 표현을 시도한다. “예술실천”전은 현재 미디어정보로 인한 수많은 이미지가 쏟아지는 시대에 깊은 사유와 초감각적 표현이라는 예술의 근본적인 속성을 잃지 않고 시대의 다양성을 접목시키며 지속적으로 인간의 삶의 질을 높여나가는 목적을 가지고 작업하는 작가들의 작업들로 구성된다. 이 전시는 작가가 작업실에서 생산한 개별적인 작업 안에서 이시대가 미치는 여러 가지 측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것은 물론이며 전시를 통해 작가들 상호간의 관계는 무엇이며 소통을 위한 도구는 어떤 방식이며 비평적 요소는 무엇이며 공간적 해석은 어떻게 한 것인가 등을 통해 체계적인 방식으로 동시대미술을 쉽게 이해하게 하여 빠르게 수용하게 하면서 예술과 삶이 동반되어지기를 바라는 목적을 가진다. “공유하는 신감각” 은 지금까지 예술로 나타난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해체하거나 조합하여 만든 새로운 형식, 내용, 정신이며 또한 전시로서 관객, 비평가, 갤러리, 작가간의 쌍방향의 상호작용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예술이다. 이것은 참신한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이며 모험적 예술로 내면의 감각들이 비밀스럽게 소통되어 살아 움직이는 관계를 보여 준다.
참여작가로는 동양화를 현대적으로 모색 하는 임현경, 조립된 생산품과 조각의 경계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는 윤두진, 언어를 섬유와 조각설치로 해석하는 황희정, 철조를 회화적 사실성으로 탐구하는 강은구, 회화와 디자인에서 탐구된 캐럭터 작업을 하는 장마리아라는 다양한 장르의 교차를 통해 각각의 주제와 함께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가는 젊은 작가들이다.

등의 자연물에 자신을 비롯한 인간의 삶을 투영하고 또 그 너머의 근원에 대한 관계를 탐구한다. 9개의 화면을 연결시킨 “나무와 돌과 새 이야기”는 마치 인간의 삶의 대 장정을 펼쳐놓은 것 같다. 연약하지만 삶의 희망을 보여주는 노란 꽃 봉우리와 날아다니는 새들로 시작한 봄 풍경으로부터 강하고 거친 바위들과 함께 어우러져 만개한 꽃들은 생명 에너지의 절정에 해당하는 여름을 표현하고, 나뭇잎이 떨어지며 정리하는 단계의 가을을 지나면 다시 조용하지만 생명을 머금고 있는 봄과 같은 겨울풍경이 등장해 존재의 순환에 관한 작가의 따뜻한 시각을 느낄 수 있다. 작가의 순환적 관점은 때로는 하나의 화폭에서 보여주는데 바위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펼쳐진 풍경은 여백으로 시공을 넘나드는 동양화의 시점을 이집트의 연못그림처럼 설명적으로 그려내며 화려하면서도 순수한 작가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다. 그림을 이루는 주조색인 황토색과 짙은 녹색의 조화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정서를 만들어내며 한국의 전통적 미를 느끼게 한다.

황희정은 심리적인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한 사회적 모순까지 연결된 개념으로 천과 실을 이용한 설치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 “머리 없는 말, 꼬리 말”이란 제목에서 언어의 의미그대로를 부드럽고 가벼운 장난감 같은 천 인형들로 만들어 시각적으로 직접 드러내 보인다. 짧은 형태를 늘어뜨리면 길게 되는 비정형의 작업과 머리는 없고 꼬리만 가진 말을 쌓아 놓은 설치작업은 말장난 안에 비틀림이나 블랙유머가 숨어 있듯이 가벼우면서도 날카롭고 불편한 실존의 이중적 상황을 담고 있다. 실을 늘어뜨리거나 꿰맨 자국 또한 편안한 일상 속에서 보이지 않은 현대인들의 내적불안, 강박증을 읽어내게 된다.

강은구는 청계천에서 금속판 절단 가게를 하는 아버지를 도우며 성장기를 보냈던 경험으로 그를 둘러싼 도시의 상황을 표현한다. 고층건물단지 안에 절단가게들이 즐비한 을지로의 풍경, 야간에 열기와 불빛을 뿜어내는 제철소의 야경,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며 눈 온 뒤 고즈녁한 눈 덮인 도시 풍경들은 하나의 커다란 판에서 회화의 이미지가 되어 재단되고, 부식되면서 때로는 조명과 함께 삶의 흔적이 묻어나는 독특한 리어리티를 제공한다. 철의 딱딱하고 날카로운 재료는 실제 경험된 스토리와 함께 순수한 환상으로 유도하는 잠재된 의미로의 예술적 범위를 확장시킨다.

윤두진은 인체의 형상에 곤충을 연상시키는 팔과 다리, 로봇의 부분들을 조합해 매우 섬세한 사실적 형태를 만든다. 연약하면서도 딱딱한 갑옷을 입은 비현실적 캐럭터는 우리문명에서 나온 정보비트다. 만화, 게임, 고대조각 등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가상에서 나온 부분들을 종합해 탄생된 인물조각은 장난감처럼 캐스팅, 실리콘 몰드 기법 등을 이용해 조립과 재구성하며 대량복제로까지 가능하게 한다. 견고한 껍질로 과대 포장된 외형으로부터 연약하고 다치기 쉬운 섬세한 육체가 드러나는 시각적 강한 대비는 오늘의 현대인들의 이중적 정체성을 엿보게 한다.

장마리아는 선과 악, 천사와 악마, 남과 여 등 캐럭터의 야누스적 정체성에 관해 디자인, 음악, 퍼포먼스, 분장, 의상, 영화라는 다양한 장르로 작업해오고 있다. 짐승과 로봇, 식물, 천사, 악마가 공존된 캐럭터는 존재물들의 모든 것을 종합한 초자연적이며 영웅적인 성격을 담고 있다. 회화와 염색으로 만든 화면은 음과 양으로 된 터치와 색의 기법과 함께 병렬로 설치되어 캐럭터의 다중성을 더욱 극대화시킨다. 물, 비, 바람과 같은 원시적이며 민속적인 소재는 물신숭배, 차용, 게임, 욕망의 시대의 주인공이 되어 더욱 강렬한 환상의 세계로 이끈다.

이번 전시 “예술실천: 공유하는 신(新)감각” 은 더욱 복잡하고 방만해져가는 정보의 네트워크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작가들이 그들의 일상적 경험으로부터 예민하게 조금씩 세상을 더듬어 발견해 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감각적 세계를 우리는 공유하게 될 것이다.
-김미진(세오갤러리 디렉터, 홍익대 미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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