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김재영展 - 디지털 외눈박이
미술

문의요망

마감

2009-12-23 ~ 2009-12-29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insaartcenter.com/exhibition/exhibition02.php


김재영-외눈박이 캐릭터로 보는 또 다른 세계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 中


김재영은 디지털 정보를 취합해 재배열하고 연출해서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자신의 상상과 의지대로 이미지를 펼쳐놓은 결과다. 주어진 다양한 정보/이미지를 콜라주하고 합성해내는 즐거운 유희의 결과이기도 하다. 아니 결과라기 보다는 그렇게 우연적인 만남이 다소 예기치 못하는 흥미로운 상황을 전개하는 다분히 초현실적인 작업방식과의 공유성도 스며들어있다. 의식적인 부분과 무의식적인 것들의 조우 혹은 의도된 목적과 그 목적에서 슬쩍 벗어나 느닷없는 상태로 옮겨가는 차원이 공존한다. 현실에 저당잡혀있어야 하는, 외부에 기생해야 하는 사진이 그로부터 벗어난, 다분히 초현실적인 사진적 욕망이 오늘날 컴퓨터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가능해진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작가는 데페이즈망이나 우연성, 무의식을 따르는 초현실주의와는 조금 달리 현실과 현실 외적인 면을 동시에 보여준다. 현실을 저버리지 않은 채 그 위에 꿈과 환상을 얹혀놓으려는 시도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가 하나로 합쳐져 이룬 또 다른 세계말이다. 그것은 현실계나 가상계라는 이원론적 구분으로 경계지워지는 것을 흔든다. 그 분리에 저항한다. 두 개의 다른 차원을 한 눈으로 동시에 보고 싶다는 욕망이기도 하다. 다분히 주술적인 이 욕망은 어쩌면 그 두 개의 세계가 어지러히 공존하는 오늘날 상황에 대한 반응이기도 하다. 둘 다 부정할 수 없이 살아내야 하는 세계이고 유혹이고 절망이며 벽이자 지평이다. 그런가하면 너무 많은 이미지에 의해 포박된 현실계에서 이제 사진가들이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찍기 보다는 일상에 만연된 그 이미지들, 레디메이드 이미지를 가지고 조작하고 놀이하는 쪽으로 중심축이 옮겨가는 상황의 한 예이기도 하다.

김재영의 사진 속에는 외눈박이 캐릭터가 등장한다. 일종의 김재영의 아바타인 셈이다. 나라는 존재를 대신하는 캐릭터들이다. 이른바 디지털 존재digital-being이다.

아바타란 것은 자신의 존재를 캐릭터로 분장하는 것인데 그 캐릭터는 가상의 존재다. 실제하지 않는 가상이 존재가 실제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와 가상이 뒤범벅된 미스테리한 존재인 아바타처럼 이 외눈박이 역시 가상의 것이다. 김재영의 작품에 왜 외눈박이 사이클롭스가 캐릭터로 등장할까? 신화 속에 등장하는 이 괴물은 몸의 감각기관 중에서 유독 눈만이 강조된 형국이다. 그것은 오로지 보는 것에 의존하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른바 망막중심주의를 상징하기도 한다. 작가 자신이 만든 이 디지털 사이클롭스라는 외눈박이 괴물은 작품 안에서는 귀여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동시대의 현란한 스펙타클 문화에 대한 은근한 비판도 묻어있다. 이 캐릭터를 통해 작가는 오늘날의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현실을 은유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그 외눈박이는 작가의 분신에 해당한다. 그 눈을 갖고 작가는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오가며 동심의 시각으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현실을 재창조하고자 한다. 이 현실계로부터 벗어나 다른 세계를 꿈꾸며 가고자 하는 현대인의 모습 또한 반영하고자 한다.



facebook twitter